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난 8일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유튜버 전한길 씨 주도로 소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엄중 경고를 언급하자 김문수 당 대표 후보는 "내부 인사를 주적으로 삼아 총구를 겨눠야 되겠나"라며 전 씨 엄호에 나섰다. 반면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전 씨를 출당·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9일 본인 페이스북에서 "어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보며 많은 국민과 당원께서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며 "당 대표 후보로서 무거운 책임과 함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전 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참석해 이른바 찬탄(탄핵찬성)파 후보가 등장할 때마다 '배신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긴급 지시 사항을 통해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 데 엄중 경고한다"라며 "혼란을 불러일으킨 전 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향후 모든 전당대회 일정 출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가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전당대회가 서로를 비방하는 난장으로 변했다. 내부 인사를 주적으로 삼아 총구를 겨눠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주적은 폭주하는 독재 이재명 정권, 야당을 적으로 삼는 정청래 민주당이다. 어제 당이 일부 인사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 균형 잡힌 대응이 없다면 분란과 갈등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전 씨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합동연설회 훼방꾼 전한길을 출당하라. 윤석열 옹호론자가 합동연설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윤어게인을 외치는 사람이 국민의 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명백한 선거 방해 행위다. 이런 자들이 국민의힘을 망치고 있다. 각목만 안 들었지 지난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에 침입한 정치깡패 용팔이 사건을 연상시킨다. 끔찍한 일이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당지도부는 합동연설회 출입금지를 넘어 즉각 출당 조치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안 후보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어제 전한길은 우리 당을 접수하러 온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후보 대기실 앞까지 장악하며 인터뷰를 하고 기자 비표까지 수령해 전당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 비대위원장과 선관위는 전한길 논란에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시켜야 한다. 지금도 이럴 진데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전한길 등 극단 세력은 수렴청정을 하며 '당권 농단'을 자행할 것"이라며 "전한길은 곧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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