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으로 출범과 동시에 난항을 겪었던 개혁신당이 다시 닻을 올렸다. 당권을 쥔 이준석 대표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는 강대강 구도 형성보다 내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개혁신당은 4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무를 재개했다.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의를 첫 일정으로 공식 행보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김건희 특검이 이 대표 자택과 의원실 등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일주일 가까이 늦어진 것이다.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 및 주식시장 △반(反)기업 정책 △방송 3법 문제 등을 꼬집었다. 그는 "야당의 역할은 정확하고, 매섭고, 집요하게 지적하는 것"이라며 "지난 두 달여간 살펴본 이재명 정부는 2~3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힐난했다.
회의에서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도 제시됐다. 주이삭 최고위원은 "지방선거일까지 정확히 303일, 사전투표일 기준으로는 298일 남았다"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에 최소 1명 이상의 당선자를 내는 것을 이번 선거의 ‘최소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 인선도 일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은 이날 신임 사무총장에 이기인 전 최고위원을,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장에는 김두수 전 정무특보단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빠르면 이번 주 목요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같은 날 이 대표와 지도부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도 상견례를 가졌다. 우 수석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전하자 이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비공개 면담 직후에도 대표실 앞에서 웃음과 농담이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성열 수석최고위원은 <더팩트>에 "덕담을 나눴다. 작은 당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주시라는 부분을 부탁드렸고, 대주주 한도 10억 원 하향과 관련해 재고를 해달라 전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3기 지도부가 첫발을 내디딘 가운데,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신임 민주당 당대표와의 관계 설정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는 이준석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즉각 처리하겠다는 견해를 밝혀 온 인물이다.
이 대표는 정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정 대표가 취임 첫 일성부터 날 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모두 강성으로 가게 된다면 국민들은 극한 대립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적대시하는 발언이 계속된다면, 말로가 안 좋았던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와 다를 바가 뭐냐"며 "조금은 지켜보겠지만, 상당히 우려를 낳는 그런 발언들이 많았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혁신당이 정부, 여당과의 관계 설정보다는, 내부 리스크 관리와 정치적 기반 마련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에서는 이 대표의 압수수색 문제도 있으니 관계 설정 보다는 내부에서 그런 쪽으로 좀 힘을 줘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