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의총 패싱' 공방... "불렀다" vs "연락 없었다"
-국민의힘의 혁신위원회가 또다시 좌초 위기를 맞았다고?
-응. 국민의힘이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마련한 혁신안에 대한 논의할 예정이었는데, 윤 위원장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의가 불발됐다고 전했어.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오늘 의총이 있다고 연락드렸는데 윤 위원장이 답변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지.
-이번 의총, 두 차례 연기한 끝에 열렸잖아?
-맞아. 당 지도부가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가 있다는 이유로 연기했었어. 이날 의총에서는 혁신위가 제시한 △계엄·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 당헌·당규 명시 △당대표 단일지도 체제 채택 및 최고위원제 폐지 △당원 주도 인적 쇄신을 위한 당원소환제 도입 등이 결론이 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결국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지.

-윤 위원장 입장은 어때?
-윤 위원장은 곧바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박 글을 올렸어. 당일 오전 사무실에서 연락을 기다렸고, 전날 송언석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민 의원을 통해 참석 의향을 묻는 전화를 받았을 때도 "불러주면 당연히 간다"고 했다는 거야. 그런데 아침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다시 전화했더니 "의논해 보겠다"는 답만 들었다고 주장했지.
-지도부는 단순 오해였다고 해명하고 있어.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전달하는 사람 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어. 추가 의총을 진행하긴 했지만, 윤 위원장만 혁신위에 대해 설명하고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해. 혁신위 취지에 대해 공감했다는 게 윤 위원장의 설명이었지만, 문제 회피라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지.
-당이 다시 대선 패배 직후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모양새야. 이러한 당내 잡음들이 지속되면, 혁신 논의의 진정성보다는 형식적인 '요식행위'로 비칠 우려가 있어. 다음 달 22일 진행될 예정된 전당대회 전까지 혁신위원회의 활동이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주목해서 지켜봐야겠어.

◆李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에 응답…노동정책 목소리 높인 국정위
-이재명 정부 5년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가 노동정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국정위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중회의실에서 노동 안전·보건 단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 이찬진 사회1분과장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도 언급했어.
-이한주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지난 정부 노동정책 희생 유족 간담회'에서 희생 노동자 유족들과 만나 과거 산재 사고로 한 쪽 팔을 다쳤던 이 대통령의 경험을 언급하며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어.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법규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이 위원장에게 대신 전달하기도 했어.

-한 유가족은 산재 이후 사측에서 처벌불원서를 강요하는 문제를 지적하더라. 이에 국정위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등 모든 형태의 노동자를 포괄해 노동권과 사회보장을 제공하는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을 포함해 산재 발생 시 국가가 먼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게 하는 국가 책임 산재보험 체계로의 전환 추진과 트라우마 치료 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어.
-이 대통령은 25일 산재 사고가 발생했던 경기 시흥시에 있는 SPC 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죽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꼭 만들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어.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도 "산재 사망 1위 국가라는 소리가 더는 나오지 않게 하라"고 당부한 만큼 국정위도 이에 부응해 얼마나 실효성 있는 산업안전 정책 과제를 추진할지 주목돼.

◆북한, 야구 빗장 풀까…세계야구연맹회장 방북
-뜻밖의 인물이 북한을 방문했다고?
-맞아. 19일 방북한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이 주인공이야. 북한이 참가한 야구 국제대회는 지난 1993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끝이었을 정도로 야구 불모지였는데 야구연맹 회장이 찾아온 거지.
-야구연맹 회장이 무슨 일로 북한까지 간 거야?
-북한의 WBSC 신규 회원 신청 때문이야. WBSC 사무국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이 WBSC 신규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고 알렸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프라카리 회장을 필두로 한 WBSC 대표단이 전날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있는 종합체육경기장인 김일성경기장을 비롯한 체육시설을 돌아본 뒤 북한 선수들의 5인 야구 시범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했어.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도 프라카리 회장이 인민문화궁전에서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김일국 체육상을 만나 담화를 나눴다고 전했지.

-그런데 5인 야구가 뭐야?
-정식 명칭은 '베이스볼 5'고, 우리나라에선 '주먹 야구'라고도 불리는 경기야. 정식 야구 경기는 장비와 전용 경기장이 필요한데, 한 팀을 5명으로 줄이고 장비도 필요하지 않게 간소화했어. WBSC에서 2017년에 새로 개발했다고 해.
-북한도 베이스볼 5부터 시작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이 커 보여. 북한의 야구는 지난 2015년 평안남도 남포 지역에서 경기를 진행했다는 보도를 마지막으로 10년째 무소식이거든. 간단한 경기부터 인프라를 늘려갈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북미대화 재개 국면에서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외교'가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핑퐁외교'를 펼쳤던 것처럼 '야구 외교'가 진행되는 거지. 아직은 꿈같은 얘기지만 평양의 야구장에서 대동강맥주를 마시며 야구를 보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