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통일부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사격 훈련 경기에 참관하며 '주적 관점'을 강조한 데 대해 "주적 표현 앞뒤를 볼 때 대남 또는 대미 위협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우리 내부의 주적 논란을 의식하면서도 주적의 구체적 대상을 밝히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국자는 "사진상 보면 소규모 훈련으로 보이고,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8일 올해를 '훈련의 해'로 지정했다"며 "5월에는 제7차 훈련일꾼대회를 개최하는 등 군의 실전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연장선에서 오늘의 메시지도 실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중점"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 구분대의 사격훈련 경기에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가장 확실한 전쟁 억제력을 가장 철저한 주적 관점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다"고 언급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포사격 훈련이 러시아 파병을 통한 실전 경험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의에 "김 위원장이 올해를 훈련의 해로 지정하면서 실전 훈련을 강조하고 있는 것 자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던 북한군이 습득한 현대전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APEC 회원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APEC 정상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지만, 최근 관례에 따라 의장국 주도로 비회원을 초청해 정상회의 계기 비공식 대화를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PEC 정상회의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김 위원장 초청과 관련한 여지를 남겼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의 APEC 초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정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의 APEC 방문)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APEC이 한반도 평화의 테이블이 된다면 얼마나 경사스러운 일이고 그 의미가 빛나겠나"라고 말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