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자진사퇴로 깨진 '현역 불패'…與 "결단 존중" 野 "검증시스템 쇄신"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7.23 18:19 / 수정: 2025.07.23 18:19
여권에서도 이어진 비판에…지명 한 달만 사퇴
與 "보좌진 처우 개선 논의할 것"
野 "국민 눈높이 동떨어진 인사 사과해야"
보좌진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연일 논란이 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 한 달 만에 자진사퇴했다. 사상 첫 현역 의원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진은 강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보좌진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연일 논란이 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 한 달 만에 자진사퇴했다. 사상 첫 현역 의원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진은 강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보좌진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연일 논란이 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 한 달 만에 자진사퇴했다. 사상 첫 현역 의원 낙마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여당은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하겠다며 보좌진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야권은 늦었지만 마땅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강 후보자는 23일 SNS를 통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라며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켠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현역 의원 불패' 신화는 깨졌다. 강 후보자는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인사청문 단계에서 낙마한 최초의 현직 국회의원 출신 사례로 남게 됐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이후에 여러 상황들을 보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하고 당도 이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퇴 입장문에 보좌진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 지적에 "당과 국민들에 대한 얘기를 함께 했기 때문에 (보좌진도) 포함된 것으로 이해한다"며 "청문회 당시에도 수차례 사과했던 만큼 이를 헤아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자 사퇴와) 별개로 당은 보좌진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을 계속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하겠다며 보좌진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은 늦었지만 마땅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사진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여당은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하겠다며 보좌진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은 늦었지만 마땅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사진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국민의힘은 일단 강 후보자의 결단을 환영했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가족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라고 생각했는데 자진사퇴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큰 결정을 본인이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여성가족부에 맞는, 그동안 살아온 궤적이 여성과 가족, 약자를 아우르는 일을 할 생각과 마음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사참사 재발 방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늦었지만 자진사퇴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재명 정권에서 인사참사가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인사검증 시스템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곽규택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로써 코드인사에 충실했던 이재명 정부 인사 난맥상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하지만 문제는 국민이 기대한 새로운 정치는 온데간데없고, 구태의연한 내 사람 챙기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방탄·보은 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유치한 동료애와 조폭식 의리로 2차 가해를 일삼은 민주당 지도부도 사죄해야 마땅하다"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인사추천 검증 시스템 역시 쇄신하길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역 의혹에도 침묵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 겹치기 근무와 선거비 미납 논란의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 등 무자격 인사들 또한 하루빨리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도 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분노는 단지 강선우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검증 실패, 도덕성 논란, 오만한 버티기까지 모두 이재명 정권의 인사 시스템이 빚은 총체적 실패"라며 "이 대통령은 이제라도 분명히 해야 한다.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께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했다.

강 후보자는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의원 시설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쓰레기 처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은 강 후보자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배정한 기자
강 후보자는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의원 시설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쓰레기 처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은 강 후보자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배정한 기자

강 후보자는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의원 시설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 쓰레기 처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후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한 것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진보진영과 친여 성향 시민단체·여성단체에서도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국민 수용성 부분에 있어서는 과락 점수를 받는 상태가 아닌가.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 되면 합격하기가 힘든 것이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이소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오늘 한 분의 의원님께서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의원-보좌진 관계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하셨으나 그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이런 주장은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민주당에 걸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당권주자로 나선 박찬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라며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공개적으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찾기 위해 더 철저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 여론과 함께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사 검증 절차에 조속함과 엄정함을 함께 더 갖추겠다"고 밝혔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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