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기회' 인사청문 정국에서도…존재감 사라진 국힘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7.20 00:00 / 수정: 2025.07.20 00:00
충분한 공격 포인트도 살려내지 못해
특검 수사·쇄신 갈등 '버겁'
돌아선 PK 민심…중도층 격차 커져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가 주어지는 인사청문회 슈퍼위크에조차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사진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운데)와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 앞에서 무차별적 압수수색 영장남발 협조 관련 항의방문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가 주어지는 인사청문회 슈퍼위크에조차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사진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운데)와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 앞에서 무차별적 압수수색 영장남발 협조 관련 항의방문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가 주어지는 인사청문회 슈퍼위크에조차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에 이어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별검사의 동시다발적 강제수사로 내홍 수습만으로도 버거워 보이는 실정이다. 역대 최저 수준 지지율을 갱신하는 와중에 돌파구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는 지난 18일 이재명 정부의 첫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5일간 진행된 16명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대선 패배로 소수 여당이 된 후 무력감에 빠진 당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 여당으로서 견제와 비판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제기된 의혹을 고리로 여론을 주도하기에 충분한 사안조차 공격 포인트로 살려내지 못했다. 애초 거센 반발 여론이 일 것으로 예상됐던 후보자도 새로운 의혹보다는 청문회 이전 제기됐던 기존 의혹을 끌고 갈 뿐이었다. 낙마 가능성까지 거론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직접 행동에 나선 보좌진의 목소리에 묻어간 경향이 크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그나마 여야 보좌진들이 나서면서 여론의 흐름을 탔지 국민의힘은 새로운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언론이 여론을 주도하지 못했다면 무엇이 제대로 됐겠나"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자당 의원을 정조준한 특검수사 대응에 여념이 없다. 김건희 특검은 권성동 의원, 순직해병 특검은 이철규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에 나서면서 이날에만 두 건의 강제수사가 진행됐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국회의장을 찾아 국회 경내에 대한 강제수사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에 이어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별검사의 동시다발적 강제수사까지 내홍 수습만으로도 버거워 보인다. 사진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김건희 특검팀이 압수수색 중인 권성동 의원실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에 이어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별검사의 동시다발적 강제수사까지 내홍 수습만으로도 버거워 보인다. 사진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김건희 특검팀이 압수수색 중인 권성동 의원실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송 위원장은 이후 의원들에게 권 의원실 앞에 모여달라고 공지했다. 그는 특검 수사를 두고 "이것은 명백하게 민주당의 칼로 전락한 특검이 우리 당 의원들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술수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야당이 됐다고 정치보복성 영장을 남발하는 특검은 정신 차려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당 쇄신 방향을 두고도 좀처럼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인적쇄신 대상 의원을 실명으로 언급한 이후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도해 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입당 논란까지 어느 하나 쉽게 수습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의원을 비롯한 당 관계자 모두에게서 혼란함이 감지된다. 한 초선의원은 "슬픈 일이지만 당을 걱정하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라며 "이러다가 우리 당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까지 있다"고 전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일이 계속 터지다 보니까 정신이 없고 뒤숭숭하다"라며 "허탈하고 현타(현실자각타임)을 느낀다"고 했다.

총체적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와 동일하게 19%를 유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6%로 3%p 상승해 양당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주 등 돌렸던 전통적 보수 텃반인 대구·경북(TK) 민심은 일부 돌아왔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북(PK) 민심은 더 돌아섰다. 민주당 39%, 국민의힘 23%로 지난주 한 자릿수였던 격차(9%p)가 두 자릿수가 됐다. 정치 성향별로 봤을 때도 중도층의 경우 국민의힘은 11%로 동일하지만 민주당은 1%p 상승했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로, 응답률은 12.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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