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한미 간 전시작권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이재명 정부 임기 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기한을 정한 것이 아니라 전작권 전환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평시와 전시 전작권자라는 두 가지는 보수 정권인 박정희와 노무현 대통령 때 최초로 시작된 내용이다. (국방은) 정권을 초월한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기본적인 큰 틀은 한미 연합 방위 태세의 굳건함과 양국 조건의 합의 충족 이행 여부가 기본 전제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자의 '임기 중 전작권 전환 목표' 발언 이후 "수천만 국민을 위협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실언"이라며 "국방 정책에 최소한의 전문성도 없이 장관 스스로 자승자박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 문제와 관련해 안 후보자는 "수동적 자세보다는 체계적이고 능동적 자세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제 우리나라도 1950년대 대한민국이 아니다. 방위비 협상금 문제도 작년에 8차례에 걸쳐 12차 협상을 이미 국가의 비준을 마친 상태"라면서 "수동적 자세보다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을 묻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어느 경우가 오더라도 한미 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한미 연합 방위 체계를 더욱더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동시에 우리도 우리의 자력을 갖추기 위해 킬 체인(적 공격 임박 시 선제 타격),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 응징 보복) 등을 전략화하는데 박차를 가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는 진행 도중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차례씩 멈춰 섰다. 오전에는 여야가 단기 사병(방위병) 이력과 추가 복무 관련 의혹을 두고 충돌하면서 정회했다.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시작 전 안 후보의 병적 기록 제출을 거듭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제출률이 86.8%에 달한다며 엄호에 나섰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 인사들이 그간 청문회에서 증인 출석이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50만 대군을 지휘하는 후보자가 병적 기록에 대해 명확히 소명해야 앞서 언급한 의혹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자료 요청한 257건 중 223건으로, 답변율이 86.8%다"고 반발했다. 황 의원은 "(안 후보자의) 서면 질의 (답변율) 역시 99.7%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때는 청문위원들이 청문회를 하지 못할 정도로 답변 제출을 안 했는데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잊어버린 것 같다"며 맞섰다.
안 후보자는 섣불리 병적 기록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신이 "병적 기록이 사실과 다르게 돼 있어 군정과 군령을 관장하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섣불리 공개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에 대해 구두로 설명했다.

오후에는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 주제와는 사뭇 관련이 없어 보이는 '내란'을 주제로 여야 의원 간의 논쟁이 격해지면서 청문회가 잠시 멈춰 섰다. 청문회는 오후 3시에 속개한 뒤 40여 분 만인 오후 3시 43분께 파행됐다가 다시 30여 분 만인 오후 4시 12분께 재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나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역사의 죄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이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언론에 노출했다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적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한 점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자신이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공개했다며 '이적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성일종 국방위원장을 향해 "이적죄를 찾아내는 경찰을 마치 범인이 경찰보고 이적죄라고 하는 꼴 아니겠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성 위원장은 과연 국방위원장 자격이 있는 거냐. 12·3 내란이 났을 때 해제 결의에 참여했냐"며 "역사에 부끄럽지 않냐. 사죄하라. 사죄하지 못하고 그것이 주관이라면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김병주 의원이 말도 안 되는 정치적 발언을 아주 천연덕스럽게 반복하고 있다"며 "당시 12월 3일에 여야 국방위 위원들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 기지를 방문하고 있었는데, 이를 갖고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안 후보자는 민주당 소속 5선 의원으로, 국회 국방위에서 15년간 활동하며 국방위 간사와 위원장을 지냈다. 안 후보자가 이번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