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여야가 15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단기 사병(방위병) 이력과 추가 복무 관련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병적 기록 제출을 거듭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제출률이 이미 86.8%에 달한다며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안 후보자가 병적 기록을 제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병적 기록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재명 정부 인사들이 그간 청문회에서 증인 출석이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50만 대군을 지휘하는 후보자가 병적 기록에 대해 명확히 소명해야 앞서 언급한 의혹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자료 요청한 257건 중 223건으로, 답변율이 86.8%다"고 반발했다. 황 의원은 "(안 후보자의) 서면 질의 (답변율) 역시 99.7%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때는 청문위원들이 청문회를 하지 못할 정도로 답변 제출을 안 했는데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잊어버린 것 같다"며 맞섰다.
황 의원은 "현역 출신이나 장군 출신 국방부 장관 아니면 우리 국방 시스템이 다 무너지냐"며 "20대 때 현역 3년 경험하고 후보자처럼 국회의원 돼서 14년 국방위 경험한 것은 깡그리채 무시하는 거냐. 국회의원 스스로가 상임위 경험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냐"고 지적했다.
안 후보자는 섣불리 병적 기록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신이 "병적 기록이 사실과 다르게 돼 있어 군정과 군령을 관장하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섣불리 공개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에 대해 구두로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방위병 소집 기간인 14개월보다 8개월 많은 22개월을 근무한 이유에 대해 행정상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현역병에게 점심을 제공한 3주간이 복무 기간으로 산입된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아 방학 중 추가 근무를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병역을 하지 않고 학기를 다닌 기간은 제외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제대로 기재되지 않아 발생한 취지다.
그는 "면대 중대장과 군부대 하사가 저희 면대에서 예비군 교육을 받는데 현역병들 10여 명한테 점심을 제공해 줄 수 없느냐고 물어봤다"며 "그래서 저희 어머니한테 부탁을 드려서 2주~3주간에 걸쳐 군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1983년 11월 5일 단기 사병으로 소집을 받고, 14개월이 끝난 1985년 1월 4일 소집 해제가 돼서 2·3월 달에 방학 기간이 있어 그해 3학년 1학기에 복학을 했다"며 "그런데 6월경에 부대로부터 며칠 동안 근무를 더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아 그 명령에 따라 8월 방학에 남은 잔여 임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병무 행정에 대한 45년 전의 일종의 착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야당 의원이 의혹 품는 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자리에서 그동안 과정에 관해 설명하고, 국방위원회에서 5선 동안 한 것에 대해 통찰해 주시기를 부탁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도 안 후보자에게 병적기록부 제출을 거듭 요구했다. 성 위원장은 "제보에 따르면 (안 후보자가) 근무지를 이탈해 영창을 갔다 온 기록이 있다고 한다"며 "생활에 대한 모범을 국민에게 알려줘야 할 필요가 있고, 군을 지휘해야 하는 장관 입장에서 볼 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병적 기록에 상급자의 평가도 나오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병역 카드에 그게 왜 나오냐"고 반박했다. 성 위원장은 고성이 이어지자 정회를 선언했지만, 곧바로 상황이 정리되면서 회의는 1분여 만에 속개됐다.
아울러 '방위병' 용어 사용을 두고도 여야 간 신경전도 있었다. 김병기 의원은 "방위병이라는 용어가 차별받는 용어라고 해서 없어졌다"며 '단기 사병' 혹은 '전투병'으로의 용어 정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창군 이래 첫 방위병 출신"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지적이다.
한편, 안 후보자는 민주당 소속 5선 의원으로 국회 국방위에서 15년간 활동하며 국방위 간사와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안 후보자가 이번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