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신입 5급 공무원 특강…"여러분 손에 사람들 목숨 걸려"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07.14 14:58 / 수정: 2025.07.14 14:58
5급 신입관리자 대상 특강,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
李, 방향·성실한 자세 강조…적극 행정도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를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를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신입 5급 공무원들에게 "여러분 손에 사람들의 목숨이 걸려 있다"며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국민과 함께 만들다'는 제목으로 5급 신임 관리자를 대상으로 특강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인으로서 삶을 잘못 살면 그 악영향이라는 것도 아주 좁은 범위에 미치지만, 여러분은 누군가로부터 엄청난 권력,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여러분의 판단, 행동에 따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여러분의 손에 의해서 '나 아이들 껴안고 이 세상 떠나버려야지'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여러분은 공직자들이기 때문에 여러분 손에 사람들의 목숨이 걸려 있다"며 "어쩌면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로서 지녀야 할 덕목으로 '방향'과 '성실성'을 꼽았다.

그는 "보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기술적 능력"이라며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를 위한 봉사자'라는 기본적인 자세, 나라를 위해 '5200만명의 삶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능하고, 아무리 방향이 똑같아도 게으르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훨씬 더 훌륭한 공직자"라고 성실성을 주문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때부터 수없이 한 얘기인데, 돈이 마귀다"라며 공직자로서 '청렴'도 강조했다.

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그는 "처음에는 아주 아름다운 관계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서 천사 짓을 한다. '고생 많으시죠'라며 문자, 메일 보내고, 그 다음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경합니다'라며 전화가 온다. 그러면 좀 이따 나타나서 '아이고 어려우신데 커피라도 한 잔', '차라도 한 잔', '밥이라도 한 끼', 그러다 '술이라도 한 잔', '골프라도 한 번', '상품권 10만원짜리 한 장, 20만원, 30만원(이 된다). 그러다가 룸살롱 가고, 선물 잔뜩 갖다주고 (하게 된다)"고 예를 들었다.

업무에 임하는 자세로는 쉽고 간단한 일부터 빠르게 처리하고, 재량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쉽고 간단한 일부터 빠르게 처리하면 성과가 난다"며 "(그런데) 대부분은 어렵고 중요한 일을 안고 끙끙대면서 아예 아무것도 안 한다. 그러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분은 민원을 일주일 뒤에 처리하나, 2주일 뒤에 하나, 몇 개월 뒤에 하나 별 상관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민원 당사자에게는 흥망이 달려있다. 인생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적극행정에 대해서는 "재량 범위 내에서 선의를 가지고 하는 일이면 그게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는데 어느 날부터 실패하면 '너 왜 그렇게 결정했어' 이렇게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며 "그러다 보니 공직자들이 주어진 일 외에 책임질 여지가 있는 일은 절대로 안 하기로 마음먹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일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묻지 않는 그런 제도, 공직 풍토를 저도 총력을 다해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국민이 반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을 통해 차이를 좁히고 조정하되, 결국 조정이 안 되면 결단해야 한다"며 "결단할 힘을 국민이 준 게 바로 권력"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특강은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한 예비 사무관 30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예비 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의 특강은 지난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특강 이후 예비 사무관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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