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임기를 시작한 만큼 한층 더 분주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국정운영의 틀을 잡아온 지난 한 달 동안 이 대통령의 행보를 꿰뚫는 키워드는 '실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생·경제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때도, 정상외교 복귀를 선언할 때도, 이를 위해 뛸 내각과 참모진을 구성할 때도 '이익이 되면 한다'는 기조를 분명히했다. <더팩트>는 숨가빴던 이 대통령의 한 달을 분야별로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뒤 산적한 현안 중 경제와 민생 회복을 최우선순위로 한 달을 달려왔다. 취임 즉시 비상경제점검TF를 구성해 현황을 파악하고 가능한 정책수단을 모색하는 한편 5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비롯해 산업 현장으로 달려가며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아울러 국회에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하며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6·3 대선 개표가 진행되며 당선이 확실시되자 4일 새벽 시민들 앞에 나서 당선소감을 밝히면서 "온힘을 다해 여러분의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취임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TF 구성과 함께 관련 부처 책임자 및 실무자 소집을 지시했다. 이어 바로 당일 오후 첫 회의를 열고 약 2시간 20분 동안 최근 경기 및 민생 현안을 논의했다.
이어 9일에는 2차 비상경제점검TF 회의를 주재하고 추경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한 재정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건설 투자 및 소비 부진을 보완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속도감 있게 추경을 편성하고,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의 지원을 우선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추경 핵심사업을 잘 발굴하고, 추진 시 확실한 효과가 나올 수 있게 검토하고 협업할 것을 당부했다.

13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장과 간담회를 열고 규제 합리화를 통해 기업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국가의 역할 중) 치안·안보 외에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라며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국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외교·안보 활동을 통해 기업들의 경제 영토, 활동 영역을 확대해 드리는 것에 주력하려 한다"며 "특히 "규제 합리화 문제에 주력하겠다. 불필요한, 또는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G7 정상회의 출장과 내각 및 참모 인선 등 격무를 이어가는 가운데도 속도감 있는 추경에 힘을 실었다. 30조5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심의·의결한 19일 국무회의에서는 "정부 재정의 본질적인 역할이 있지 않나"라며 "국가 재정을 이제 사용할 때가 됐다"고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전국민에게 1인당 15만~50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신산업 육성, 소상공인 회복 지원 등 내용이 담겼다.

이어 26일에는 추경과 관련해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가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화두는 경제와 민생 회복이었다.
그는 "지금은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설 때"라며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국회에 추경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언급하면서도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곧 경제"라며 '기승전 경제'로 연결짓기도 했다.
29일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경제 분야와 직결된 장관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다. 기재부 관료와 국무조정실장을 거친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 교수를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기재부를 거쳐 에너지 분야에서 현직 CEO로 활동 중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다. 이에 앞서 임명·지명한 대통령실 참모진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경제 콘트롤타워 진용을 본격적으로 갖춰가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취임과 이같은 행보에 시장도 반응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0일, 전일 대비 1.48% 상승한 3021.84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2021년 12월 28일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3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3000선을 유지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당일 브리핑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이재명정부 정책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재명정부는 일하는 정부다. 진짜 성장, 모두의 성장이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걸맞게 실질적인 성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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