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이재명 정부 인선에 불만…왜?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07.03 00:00 / 수정: 2025.07.03 00:00
李 정부 검찰 인선에 사흘 연속 반발
봉욱·이진수 정조준하며 압박 수위 높여
"검찰개혁 주도권 상징성 확보하려는 의도"
이재명 정부의 검찰 라인 인선을 두고 조국혁신당이 연일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 당시 선거연대를 맺었던 두 정치세력이지만, 검찰개혁 핵심 요직 인선을 둘러싼 입장차가 생기면서다. 지난달 4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오찬에서 이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의 검찰 라인 인선을 두고 조국혁신당이 연일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 당시 선거연대를 맺었던 두 정치세력이지만, 검찰개혁 핵심 요직 인선을 둘러싼 입장차가 생기면서다. 지난달 4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오찬에서 이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정부의 검찰 인선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선 당시 선거연대를 맺었지만, 검찰개혁 핵심 요직 인선을 둘러싼 입장이 크게 갈리면서다.

2일 혁신당에 따르면 당은 전날 오후 대통령실에 '윤건희(윤석열+김건희) 정권' 부역 검사 명단을 전달하며 이재명 정부의 인선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혁신당은 사흘 연속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검찰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차규근 의원은 "이번 검찰 인사 전반에 걸쳐 검찰 내부 및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를 고려해 그 합당성을 원점에서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춘생 의원도 검찰 인사를 우려했다. 그는 "친윤 정치검사들은 구차하게 굴지 말고 즉각 자진사퇴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뱀 같은 윤석열을 중용했다가, 검찰개혁이 미완에 그치고 나라를 크게 해쳤던 일의 재연이 될까 우려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정진우 신임 서울북부지검장, 성상헌 신임 검찰국장을 직접 거론하며 "이런 인사들을 중용하는 것은 검찰에 나쁜 신호를 주는 것이고, 해방 직후 독립군을 잡아넣던 고등경찰을 '일 잘 하니까 계속 범인 잡으라'고 중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혁신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정치 수사를 주도하거나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사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또, 고발 조치는 물론 법무부 장관에게 새롭게 부여된 징계 청구권까지 언급했다.

특히 봉욱 민정수석과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향한 비판 수위가 높다. 봉 수석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기소권·수사권 분리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점이 도마에 올랐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봉 수석을 향해 "봉 수석은 (과거) 견해를 고수하는지, 아니면 새 정부의 검찰 개혁 추진에 동의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차관에 대해서도 박은정 의원은 "친윤(친윤석열) 검사이자 윤석열·심우정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라며 "심 총장이 수사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검 부장 회의를 거쳐 윤석열 구속취소, 즉시항고 포기를 지휘하고 윤석열을 석방했을 당시 이진수 형사부장은 대검 부장 회의 멤버였다"고 지적했다.

당의 사령탑이었던 조국 전 대표가 정치검찰에 의한 희생자라는 인식이 당 안팎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인선을 둘러싼 반발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다. /서예원 기자
당의 사령탑이었던 조국 전 대표가 '정치검찰에 의한 희생자'라는 인식이 당 안팎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인선을 둘러싼 반발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다. /서예원 기자

황운하 혁신당 의원은 전날(1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검찰개혁은 혁신당의 창당 당시 제1의 과제"라면서 "검찰 개혁에 대해 혁신당은 민주당의 입장이 좀 소극적이거나 미온적이거나 할 때 그걸 강하게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은 지난해부터 검찰개혁 선봉에서 목소리를 높여왔던 터라 이번 인사에 반감이 크다. 또한 당의 사령탑이었던 조국 전 대표가 '정치검찰에 의한 희생자'라는 인식이 당 안팎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인선을 둘러싼 반발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다.

반면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인사 검증 과정을 거쳐 지명한 인물인 만큼 과정을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밝혔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검찰 속성을 잘 알고, 설득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의 연이은 지적이 당의 정치적 존재감 부각을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내각 진입이나 조 전 대표의 사면과 연관된 포석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혁신당은 급진적 메시지를 통해 검찰개혁의 주도권과 상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점진주의를 취하는 반면, 혁신당은 트레이드마크인 '검찰개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며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선거 연대로) 이재명 정부를 세우는 데 공을 세웠지만 아직 내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각 참여 또는 조국 사면에 대한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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