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민주당 당권 도전' 박찬대의 '이재명 Spirit'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6.28 00:00 / 수정: 2025.06.28 00:00
李, 고심 끝에 나토정상회의 불참
개혁신당, 대선 패배 분석 세미나
박찬대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신었던 운동화와 같은 모델을 신어 눈길을 끌었다. /배정한 기자
박찬대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신었던 운동화와 같은 모델을 신어 눈길을 끌었다. /배정한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재명 운동화' 신고 울먹인 박찬대 "이제는 제가 李 지킬 것"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출마 선언 때 이재명 대통령의 운동화를 신고 등장했다고.

-맞아.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신었던 파란색 운동화와 같은 모델을 신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등장한 그는 회견의 상당 부분을 이 대통령과 호흡을 강조하는 데 할애하며 '검증된 원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어.

-박 전 원내대표는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을 거친 이후 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직을 거쳐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을 맞췄잖아. 그는 "'이재명의 입'으로 여러분을 만났던 그때부터 대선 패배, 단식, 구속 위기, 테러 등 이재명의 위기는 곧 박찬대의 위기였다"며 "이미 검증된 원팀으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부여된 과제들을 척척 완수해 내겠다"고 강조했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마련된 개표방송 야외무대에서 박찬대 당시 상임총괄선대위원장(왼쪽)의 축하를 받는 모습. /배정한 기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마련된 개표방송 야외무대에서 박찬대 당시 상임총괄선대위원장(왼쪽)의 축하를 받는 모습. /배정한 기자

-회견 도중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고.

-박 전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로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이끈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늘 곁에는 이재명이라는 큰 나무가 든든히 서 있었다. 그래서 '이재명의 부재'를 떠올렸을 때 막막했다"며 "지금까지는 이재명이 박찬대의 곁을 지켜줬지만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고 했어. 단순한 정치적 인연을 넘어 '정치 공동체'를 자처한 그의 발언은 당내 결속과 함께 지지층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야.

-스스로를 '유연한 리더십'으로 자평하기도 했어. 박 전 원내대표는 "지금은 유능하면서도 겸손한 사람, 소신이 확고하면서도 유연한 사람이 집권여당 민주당에 필요하다. 여러 덕목을 갖춘 분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제가 적임자"라고 힘주어 말했어. 다만 지나친 '일체형 당정관계'가 당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만약 박 전 원내대표가 당권을 잡는다면 당정 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면서도 여당으로서의 견제 기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여.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2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 대통령은 고심 끝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불참을 결정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2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 대통령은 고심 끝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불참을 결정했다. /대통령실

◆간다? 안간다? 끝까지 알 수 없었던 NATO 출장

-이 대통령이 고심 끝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불참을 결정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어. 당시 용산 분위기는 어땠어?

-지난주 목요일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바로 이번 주초부터 NATO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서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두고 주목이 쏠렸어. 대통령실은 앞서 G7 출장에서 '대한민국이 외교무대에 돌아왔다'라고 전 세계에 선언했다고 평가했는데 또 다른 다자회의 무대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지. G7 출장 이전에도 이후에도 대통령실은 NATO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다" "미정이다"라는 입장만 내놓은 채 다방면으로 손익을 계산하며 고민을 지속하는 모습이었어.

-그래도 22일 오후까지는 참석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어. 당일 오후 3시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정상외교 관련 브리핑을 연다는 공지가 오전에 나왔기 때문이야. 이 자리에서 참석 결정과 함께 출장 목적, 일정 등을 알리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많았어. 그런데 대통령실은 예고한 시간을 약 30분 남긴 시점에 브리핑을 순연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언제 다시 열지도 미정이라고 설명했어. 발표를 기다리던 기자들은 '정말 끝까지 고민이 이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았지. 그러다가 결국 오후 6시 20분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불참 결정을 알렸어. 산적한 국정 현안에도 불구하고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지만 여러 국내 현안과 중동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저히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었어. 정상회의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에 이르러서야 긴 고민을 끝낸 모습이었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모습. /박헌우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모습. /박헌우 기자

-불참 결정이 알려지자 각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어. 국민의힘 측에서는 여러 의원들이 국익을 위해 참석했어야 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어.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외교 분야에 대해서 '실용주의'라는 대원칙을 내세운 만큼 불참 결정도 이런 기준으로 내린 게 아닌가 싶어. NATO 정상회의는 경제 강국들이 모이는 G7과 달리 군사·안보 분야 성격이 강한 특성이 있고, 실제로도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원국들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증액하라고 압박하고, 이를 관철시킨 게 주요 이슈였어. 반면 한국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이자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가장 큰 목적은 통상 문제라는 관측이 많았지. 이런 조건 속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폭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까지 한 치 앞을 모를 정도로 위태로워지자 결국 원하는 이득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지 않았나 싶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당장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고.

-결국 G7 정상회의 때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되고, 관세 협상 기한이 다가오면서 언제 다시 회담을 진행할지가 큰 관심사인 것 같아. 이번 NATO 정상회의에 대참한 위성락 실장은 귀국 뒤 기자들을 만나 "약간의 진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조속히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종인 개혁신당 전 상임고문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관에서 열린 대선 평가 세미나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종인 개혁신당 전 상임고문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관에서 열린 대선 평가 세미나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개혁신당의 대선 오답노트…이준석 "모두 내 책임"

-개혁신당이 지난 6·3 대선 패배 요인을 분석하는 대선 평가 세미나를 열었다고?

-응.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이준석 의원과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주영 의원이 참석했어. 이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했어. 내년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도 했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김종인 개혁신당 전 상임고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등 보수·진보 진영 인사들이 고루 참여해 평가에 힘을 보탰지. 발제자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날카롭게 평가했어. 진 교수는 이 의원의 '갈라치기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여성 유권자들을 적으로 돌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어. 조갑제 대표는 고령층 유권자의 중요성을 짚었고, 김 전 상임고문은 이 의원의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걸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이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 평가 세미나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그는 세미나 도중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다. /뉴시스
이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 평가 세미나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그는 세미나 도중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다. /뉴시스

-그런데 이 의원은 쏟아지는 비판을 1시간 남짓 듣고는 "동탄에 일정이 있다"며 자리를 떴어. 사실상 이 의원을 위한 오답노트를 쓰는 자리였는데, 정작 당사자인 이 의원이 떠나자 김 의원은 "이런 자리에 끝까지 남아 의견을 들었으면 좋겠는데 (이것이) 그의 한계"라고 웃으며 꼬집기도 했어. 발제가 끝난 뒤 김 의원도 일정 때문에 자리를 떴는데, 이를 본 천 원내대표가 "플로어 토론에서 국민의힘 불편한 얘기 나와서 가는 거 아냐?"라고 받아쳐 장내에 웃음 터졌어.

-오답노트를 받아 든 이 의원과 개혁신당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선 어떤 답안을 내놓을지 궁금해지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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