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부분 실패로 끝난 혁신위…성공 조건은?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6.23 00:00 / 수정: 2025.06.23 00:00
전권 보장·쇄신안 전적 수용 '필수조건'
실패·성공 가른 기준이기도
이미 당내 "시간 끌기용" 비판
국민의힘이 당 쇄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혁신위원회 구상을 띄웠지만 진전된 논의는 아직이다.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이 당 쇄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혁신위원회' 구상을 띄웠지만 진전된 논의는 아직이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당 쇄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혁신위원회' 구상을 띄웠지만 진전된 논의는 아직이다. 전례에 비추어볼 때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안'과 '지도부의 전적 수용'이라는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시간벌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혁신위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신중히 더 고민해 보고 위원장을 모시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가 출마하며 내건 공약이다. 당 혁신위는 통상 선거 참패와 같이 정당이 큰 위기를 맞았을 때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제시돼 왔다. 앞서 정당들은 진보·보수할 것 없이 당 쇄신과 개혁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혁신위를 꾸렸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보수 정당 사례로 본다면, 이준석 전 당 대표 시절 띄운 '최재형 혁신위'가 대표적 예다. 이후 6개월간 활동하며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이 전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와 맞물리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대로 성공 예시로 꼽히는 '홍준표 혁신위'는 전권을 부여받고 당내 반발이 일어날 만큼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실패와 성공을 가른 기준은 '혁신위 전권 보장'과 '혁신안 수용 정도'다.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다르게 혁신위원장의 권한은 당 지도부가 얼만큼 보장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혁 성향의 위원장과 계파로부터 무관한 위원들을 선정해 이들이 제안하는 것을 당 지도부가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해야 한다"라며 "얼마만큼의 권한을 부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전례에 비추어볼 때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안과 지도부의 전적 수용이라는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사진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전례에 비추어볼 때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안'과 '지도부의 전적 수용'이라는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사진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혁신안에 담길 내용도 중요하다. 정당의 잘못으로 돌아선 민심을 바로잡고 쇄신 의지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작하는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도여야 한다는 의미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취임 이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혁신위 구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혁신위를 통한 개혁을 주장하는 송 원내대표와 5대 개혁안과 당원 여론조사를 우선하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혁신이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솔직히 시간끌기용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라며 "송 원내대표에게는 혁신위원장 지명 등 위원회 구상할 권한이 없다. 마치 있는 것처럼 자꾸 호도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만 다를 뿐 취지나 방향은 같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를 통한 개혁 논의가 탁상공론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왜곡된 프레임"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노력을 폄훼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인사가 하루아침에 쉽게 결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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