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사흘 연속 구내식당…'번개맨' 이재명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6.14 00:00 / 수정: 2025.06.14 00:00
정부, 북핵 시설·활동 동향 예의주시
'여성 버전' 사진으로 웃음 준 정청래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초기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인천시 계양구 자택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나서는 모습. /남윤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초기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인천시 계양구 자택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나서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민생·경제·안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 그리고 언론과도 밀착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차명 부동산 보유와 차명 대출 의혹에 휩싸인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 닷새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지적도 상당하다.

-'인사 참사'라면서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의힘의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대선 패배 이후 당 쇄신을 둘러싸고 갈등과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했다. 김병기 신임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대화하는 모습. 이날 차담회는 예정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대화하는 모습. 이날 차담회는 예정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대통령실 제공

◆구내식당으로 카페로…李, 소통·낮은 경호 행보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초기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직원뿐 아니라 국민들과도 직접 접촉하며 '소통'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맞아.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점심시간에 대통령실 청사 구내식당을 찾아 참모진과 함께 식사했어. 이날 오전 시작한 국무회의가 오후까지 이어졌는데 회의를 중단한 사이 직접 직원들을 찾은 거야. 또 직원들과 식사를 마친 뒤 구내 매점에서 출입기자들과 우연히 마주쳤고, 즉석에서 20여 분 동안 티타임도 가졌어. 현장에 많은 기자가 몰려 복잡했는데, 티타임 이후 사진도 함께 찍고 자리를 떴어. 이 대통령은 SNS에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인사하며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던 사진도 공개했어.

-이 대통령은 이튿날인 11일에도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을 찾아 기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12일에도 정오쯤 영상기자 및 사진기자실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했어.

-이에 앞서 7일 대통령실에서는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사실을 알리면서 윤석열 정부가 대폭 축소했던 대통령 전용기 탑승 언론인 숫자를 문재인 정부 당시 수준으로 복원한다고 밝혔어. 또 8일에는 국민과의 소통과 경청이라는 취지로 브리핑룸 시스템 개선 계획을 내놨어. 대통령과 언론의 소통 현장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내용인데, 대변인과 관계자들만 비추던 기존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설명이었어.

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일정에 없던 대민 접촉도 있었다며.

-응. 12일 오후 한강 홍수통제소를 시찰한 뒤 긴급 결정으로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향했어. 참모진과 함께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기렸고, "이 곳이 사람들이 밀집했던 곳인가" "지금 유족들의 분향소는 여전히 있나" "참사 현장의 설치물은 누가 설치한 것인가"라고 물어보기도 했어.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 대통령에게 악수와 사진 촬영을 청했고, 일부 상인들은 관리비도 못 낼 정도로 힘들다며 서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정치를 펼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어.

-사실 예정에 없는 대민 접촉은 경호 상 이유 등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정인데, 그만큼 이 대통령이 소통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또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낮은 경호·열린 경호'를 천명했는데 자연스럽게 직원, 국민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이런 기조도 드러나는 모습이야.

이 대통령이 대북 유화책을 펼치면서 북한도 반응하는 분위기다. 다만 북한 내 새로운 핵 관련 시설이 발견됐다는 정황이 짙어지면서 상황은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배정한 기자
이 대통령이 대북 유화책을 펼치면서 북한도 반응하는 분위기다. 다만 북한 내 새로운 핵 관련 시설이 발견됐다는 정황이 짙어지면서 상황은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배정한 기자

◆'유화책' 중 드러난 북한의 핵 야욕…난처한 李?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유화책을 펼치던 중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이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만인 지난 11일 대북 방송 중지를 지시했어. 이보다 앞서 통일부는 대북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며 기조를 바꿨지. 북한도 이에 호응하듯 12일부터 대남 방송을 멈췄다고 해. 이 대통령의 선제적 유화책에 북한도 반응한 것으로 보여. 이에 따라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다시 풀릴 수 있겠다는 기대가 일었지.

-문제는 그 와중에 북한 내 새로운 핵 관련 시설이 발견됐다는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거야. 먼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9일 IAEA 이사회에서 "영변에서 강선 핵 관련 시설과 유사한 규모와 특징을 가진 신축 핵 시설이 건설 중인 것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어.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지.

그로시 사무총장 등이 밝힌 북한의 신축 핵 시설의 위치는 평안북도 영변 핵 단지 부근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갈무리. 뉴시스
그로시 사무총장 등이 밝힌 북한의 신축 핵 시설의 위치는 평안북도 영변 핵 단지 부근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갈무리. 뉴시스

-관련 위성 사진들도 공개됐다는데, 위치는 파악이 됐나?

-10일 미국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 등은 핵·미사일 전문 웹사이트 '암스컨트롤웡크'를 통해 "그로시 사무총장의 설명은 우리가 모니터링한 건설 현장과 일치한다"며 위성 사진을 첨부했어. 위치를 보니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 단지 부근이더라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도 12일 해당 시설이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어.

-정부는 미국 등 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 핵 시설 및 핵 활동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야. 또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하고 비핵화와 대화의 길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어. 이 대통령으로서는 유화책을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해야 하면서도 고도화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으로 보여. 이 대통령이 내세운 실용 외교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SNS에 자신의 여성 버전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정 의원 페이스북·국회 홈페이지 갈무리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SNS에 자신의 여성 버전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정 의원 페이스북·국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건 누굽니꽈"…어질어질한 '여자 정청래' 유니버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엔 '여성 버전' 사진으로 웃음을 줬다지?

-맞아.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인터넷에 이런 사진이…. 이 여인은 누굽니꽈"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더라고. 사진 속엔 긴 머리에 빨간 립스틱, 그리고 입 옆에 점 하나 찍은 '여자 정청래'가 있었어. 성별 바꿔주는 필터 앱을 쓴 모양인데 결과물이 꽤 그럴싸했지.

-드라마 '아내의 유혹' 기억나지? 평범한 가정부가 복수하기 위해 점을 찍고 새로운 인물로 등장하잖아. 마침 정 의원도 법사위원장에서 사퇴했으니 지지자들은 "차기 법사위원장 정점례다"라고 밈을 엮었지. 점 하나 찍고 돌아온 정 의원이 법사위로 복귀하란 의미야.

-정 의원의 지지자들은 여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버전의 사진을 만들어내더라고. 점 위치만 살짝씩 바꿔가며 정점례, 정청미, 정점순, 정청란, 정청옥…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더라고. 거의 정청래 유니버스급이지.

정 의원은 11일 SNS에 박주민·김상욱·김용민(왼쪽부터) 의원의 여성 버전 사진을 올리고 이게 요즘 유행인가라며 누구 인물이 제일 낫나라고 물었다. /정 의원 페이스북
정 의원은 11일 SNS에 박주민·김상욱·김용민(왼쪽부터) 의원의 여성 버전 사진을 올리고 "이게 요즘 유행인가"라며 "누구 인물이 제일 낫나"라고 물었다. /정 의원 페이스북

-정 의원도 꽤 마음에 들었는지, 11일엔 아예 박주민·김상욱·김용민 의원의 여성 버전까지 올렸어 "이게 요즘 유행인가. 누구 인물이 제일 낫나"라고 물었더니 댓글에는 "점례언니가 젤 이쁘다", "단연코 정점래" 등의 댓글이 달렸지.

-박주민 의원실에서도 좋아요를 눌렀더라고. 민주당 의원끼리 밈으로 단합하는 모습도 재밌었어. 유쾌한 정치 감각 하나만큼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야. 요즘 정 의원, 당대표 도전설도 솔솔 나오고 있잖아? 짤 하나로 웃음도 주고 존재감도 뽐낸 셈이지.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하>편에 이어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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