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북한이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 넘어져 좌초한 신형 5000톤(t)급 구축함을 22일 만에 복원해 다시 진수식을 진행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조선인민군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6월 12일에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구축함의 건조와 원상복원에 공헌한 함선공업부문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을 만나시고 격려해 주셨다"며 해당 구축함이 사고 선박임을 밝혔다.
이 구축함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지난 4월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최현급' 구축함의 2번 함 '강건호'로 명명됐다.
강건은 일제 강점기 당시 만주에서 항일 무장투쟁에 참여했으며 초대 인민군 총참모장 겸 민족보위성 부상을 지냈고 한국전쟁 중 전사한 인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강건호가 지난달 진수식 도중 배 뒷부분이 물에 먼저 들어가고 뱃머리가 육지에 걸리면서 파손되자, 관련자를 처벌하고 6월 말로 예정된 제8기 제12차 당 전원회의 전까지 수리를 마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념 연설에서 "순수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로 인해 국가의 존엄과 권위를 일순간에 추락시킨 황당한 곡절이 있었다"면서도 "그 어떤 난관도 해군전력 강화의 중대한 과정은 결코 지연시킬 수 없었다. 이것은 함선 공업의 진보와 도약에 필수적인 자양"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5년에 건조된 이 두 함선이 우리 해군의 작전능력을 향상시키는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동일한 급 또는 그 이상급의 구축함들을 매해 두 척씩 해군에 취역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비롯한 외부의 위협에 맞서 구축함을 건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추종국가 군대의 도발적 흉심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으며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수는 분명히 위험 한계를 훨씬 넘어섰다"며 "우리는 침략적인 상대에 대하여 비등된 힘으로써 매사 반사적으로 반응할 것이며 압도적인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한을 거부한 데 이어 대화 시도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복구 과정에서 과로로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청진조선소 현대화직장 제관1작업반장 조금혁 동무가 이번 구축함 건조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 불편한 몸으로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오늘을 위해 심신을 다 바치다 순직했다"며 유가족에게 '사회주의애국희생증'을 수여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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