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5일 <더팩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혁신당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공약 중 보수적 성향이 강하거나 쟁점이 될 수 있는 공약을 중심으로 비판과 대안 마련에 나섰다.
혁신당은 지난달 21일과 28일, 대선 당일인 3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지난 22일에는 각 의원실에 법안 및 정책 선별 보고를 요청했다.
의원실에 배포된 자료에는 국정과제 초기 개입과 원내 대응 강화를 위한 사전 준비, 개혁적 정책 과제 운영을 통한 당의 존재감 부각 등이 주요 목적으로 명시돼 있으며, 법안 및 정책을 △딥블루 △레드 △기타 총 세 가지로 분류됐다.
'딥블루'는 민주당 및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동일하거나 유사해 지지·엄호 또는 추진 압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이다. '레드'는 민주당 및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나 정책 중 보수적이거나 비판적 접근과 대안 제시가 필요한 항목을 뜻한다. '기타'는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법안으로, 내란 종식 관련 내용도 포함된다.
혁신당의 이러한 전략은 이재명 정부 초기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 내 일각에서는 조국 전 혁신당 대표의 사면 문제와 맞물려, 협상력 강화와 내각 참여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혁신당은 민주당의 공약을 비판이 아닌, 구분과 정리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향후 국회 협상 과정에서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계에서 처리해야 할 시급한 법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려면 우리 당의 입장도 정리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딥블루, 레드, 기타 등 정책 분류에 대해선 "금시초문"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다른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딥블루는 우리 당 정책과 이번에 민주당 공약 혹은 핵심 정책들이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을 의미하고, 레드는 민주당에는 없지만 우리 당 자체의 주요 핵심 정책들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을) 잘했다, 못했다고 비판, 비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나 핵심 국정과제가 혁신당의 정책과 비교해봤을 때 어느 부분이 겹치고, 어느 부분은 독자적인지를 구분하기 위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