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8.3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2일간의 공식 선거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12일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그는 총 31차례에 걸쳐 전국을 돌며 유세를 진행했다. 이 후보의 유세 발언을 키워드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은 단연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었다.
◆'318번' 이재명…가장 명확했던 타깃
이 후보는 유세 기간 동안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총 318회 언급하며 일관된 공격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자신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일대일 양강 구도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부정선거론자', '거짓말쟁이' 등의 거친 표현으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91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5회 언급,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를 보였다.
이 후보가 닮고 싶은 정치인으로 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세 기간 동안 총 50회 언급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어려운 지역구에 도전해 수차례 낙선했던 정치 여정을 거론하며, 자신 역시 상계동에서 세 번 낙선했던 경험을 꺼냈다.
◆'동탄' '상계동' '프랑스'…정체성과 메시지의 중심축
'이재명' 다음으로 이 후보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신의 지역구인 '동탄'(96회)이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주목받았던 '동탄 모델'을 젊은 중도층의 상징적 성취로 포장, '동탄 모델'을 대선 전략의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이 후보의 고향인 노원구 '상계동'(48회)은 생활 밀착형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활용됐다. 그는 "상계동의 신혼부부가 키운 아이도 대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한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56회), '마크롱'(41회)도 자주 언급했다. 이 후보는 30대 후반에 프랑스 대통령에 오른 마크롱과 자신을 빗대며 당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40대 기수론'을 언급하며, 기득권을 넘는 젊은 리더십의 상징으로 자신을 부각시키고 청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내란’, ‘포퓰리즘’, ‘호텔경제학’...프레임 정치의 세 축
이 후보는 유세 전반에 걸쳐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강도 높은 언어를 반복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내란'(33회), '포퓰리즘'(24회), '호텔 경제학'(23회) 등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 메시지였다. 그는 세 가지 메시지를 프레임으로 활용했다.
주목할 점은 '내란'이라는 표현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주요 공격 수단으로 집중적으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소위 계엄 내란 세력도 집권하면 곤란하지만, 미래 세대의 세수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 집단이 권력을 잡게 되면 IMF와 같은 환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이재명 후보를 힐난했다.
또한 그는 '호텔 경제학'과 '포퓰리즘'을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등 복지 정책 전반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세 현장에서는 "어릴 적 부모님이 '누가 사탕 준다고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유괴범의 언어다"라며 "무엇을 주겠다는 말에 쉽게 속아서는 안 된다. 혈세를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단호히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의 시대를 벗어나 포퓰리스트의 시대로 들어설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거대 양당 모두까기…그러나 '민주당' 집중 공세
이 후보는 유세 중 '민주당'을 58회, '국민의힘'을 40회 언급하며 거대 양당을 모두 겨냥했다. 하지만 공격의 중심은 민주당에 있었다.
그는 "정치력을 발휘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많다"며 "대통령이 정말 필요한 법안을 요청했는데 민주당이 몽니 부리고 땡깡을 부린다면, 국민이 다음 선거에서 심판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단일화 시도에 선을 그으며 "구태 정치와의 결별하겠다"고 일관성을 보였다. 그는 "저들은 대권이 아니라 당권 싸움에만 몰두했다. 이재명 같은 포퓰리스트에 맞설 전략도 없이 개혁신당만 최전선에서 싸웠다"며 "단일화하지 않으면 배신자라는 식의 정치가 비열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후보는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이번 선거 결과의 책임은 모든 것이 제 몫"이라며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잘했던 것, 잘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서 1년 뒤 지방선거에서 한 단계 약진하겠다"면서 "앞으로 당의 역량을 더욱 키워서 국민들께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