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다시 대선 국면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정으로 예정보다 일찍, 촉박하게 치르는 일정인 만큼 대선 주자들도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들어설 정권은 가장 좋은 본보기도, 반면교사도 바로 직전 정권이다. 특히 새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 없이 바로 직무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선례를 살펴보고 따져보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더팩트>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 기간부터 취임 초기에 이르는 3년 전 이 시기를 주요 이슈별로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3년 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11일 만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단단한 양국 동맹 관계를 과시했다. 이는 다음해 윤 전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으로 이어졌고, 이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더해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까지 이끌어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21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바이든 전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전 대통령 취임 11일 만으로, 역대 대통령 취임 이후 최단기간에 양국 정상회담이 열린 사례다.
윤 전 대통령은 인수위 시기부터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하며 취임 직후 회담을 성사시켰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인도태평양 첫 방문지를 한국으로 결정했다는 상징성도 있었다.
양국 정상은 당초 예정된 90분의 시간을 넘어 약 109분 간 회담을 진행했다. 양 측이 공감대를 표하는 사안이 쌓이면서 회의가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회담의 성과는 양국 간 안보·경제·기술 협력 확대로 요약된다. 대통령실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비전 확인 △행동하는 한미 동맹 △경제안보 기술 동맹 구축 , 인도·태평양 지역 국제적 현안에 대한 우리 역할 확대와 함께 양 정상 간 돈독한 신뢰 구축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회담 뒤 윤 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 두 사람은 한미 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이행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며 "한미 양국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면서 규범에 기반한 (글로벌) 질서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함께 팬데믹 퇴치, 기후 문제 목표 상향 및 해결책 모색 가속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대만 해협의 안정 증진 등 굉장히 광범한 주제에 대해서 얘기했다"며 "한미 간 공조는 공동의 발전전략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윤 대통령과 저는 생각한다. 우리 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는 이듬해 윤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으로 이어졌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의 미국 국빈 방문이었다.
정상회담은 2023년 4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약 80분간 진행됐다. 이 회담에서 양 측은 북한 핵 확장 억제를 위한 공조 의지를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 발표했다. 굳건한 동맹에 기반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로 평화를 달성한다는 방향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양국은 북한의 핵 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며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넉 달 뒤에는 한미일 정상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을 갖고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발표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3국이 즉각 협의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3국 협력의 장기적인 비전, 이행방안 등을 담았다.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은 다자회의 등을 계기로 미국, 일본 정상과 수차례 만나 동맹을 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말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외교·안보분야 성과를 공유하면서 한미 동맹을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하고,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협력체계를 구축한 것을 첫 손에 꼽았다.
그러나 2025년 현재 한미일 3국 모두 수장이 바뀌는 상황이고, 국제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취임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했다. 대한민국도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새 대통령을 선출하고 있다. 결국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장벽, 미중 패권 경쟁 등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일 동맹을 비롯해 더욱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