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을 두고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 자리에 있어 제정신이 아니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정치권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이사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유 전 이사장을 공직선거법 제251조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설 여사를 비하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이 정책 비판이나 공익적 검증을 넘어선, 인신공격성 비방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친민주 성향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 출연해 "설 씨가 생각하기에 김 후보는 자신과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며 "그런 남자와 혼인을 통해 ‘내가 좀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 뒷바라지하고 험하게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되고, 경기도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남편을 더욱 우러러보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유 전 이사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설난영이 김문수고, 김문수가 설난영"이라고 반박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세상에 도대체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저희로서는 묵과할 수 없는, 정말 심각한 여성에 대한 비하이기도 하고, 이 땅에 산업화를 일궈온 수많은 노동자에 대한 비하이기도 하다"며 "한편으로는 건전하게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 대한 비하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정치인·언론인·대기업 취업·서울 거주 자격은 어디까지 있는 것인가 등 사회가 가진 양극화 문제라든지 차별 문제로 이어지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 중앙선대위 여성본부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이사장에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인선 여성본부장은 "설난영 여사를 향한 유시민 씨의 조롱은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설난영 여사를 향해 퍼부은 조롱과 비하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째, 유시민 씨는 설난영 여사와 국민 앞에 즉각 정중히 사과하라. 둘째, 앞으로 상대 진영 여성일지라도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을 지키는 정치 문화를 확립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