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이준석 ‘젓가락 발언’ 후폭풍…현장선 "그만하라" 쓴소리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05.30 10:00 / 수정: 2025.05.30 10:00
29일 수도권 집중 유세 현장
"성희롱당한 기분이었다"…청년 유권자 분노
"메시지 사라지고 메신저만 부각"…언론 지적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종로3가 포차거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종로=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종로3가 포차거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종로=서다빈 기자

[더팩트ㅣ안암·종로=서다빈 기자] "3차 토론을 보고 나서 예전 대선 토론들 다시 찾아봤어요. 지금은 그냥 말 끊고 저격하고, 사생활 끄집어내고…너무 실망스러웠어요."

서울에 거주하는 25학번 대학생 A 씨는 생애 첫 투표를 마친 직후, 후보 TV토론을 떠올리며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토론이 '정책 검증'보다 '공격'에 집중됐다는 점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를 보고 모두에게 실망해 투표를 안하려고 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 발언을 한 이후 유세 현장에서는 싸늘하게 식은 민심이 표출됐다.

29일 판교에서 진행된 이 후보의 산책 유세 도중 한 시민은 "정치를 잘못 배운 것 같다. 그만 하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진행된 유세에서도 민심은 차가웠다. 이 후보가 마이크를 잡자, 일부 학생들은 땅바닥에 앉아 그의 연설을 지켜봤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마냥 호의적이지 않았다. 유세 직후 만난 학생들은 최근 TV 토론에서 이 후보가 한 발언에 깊은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류효림(25) 씨는 "발언이 나온 순간 분노감과 모욕감을 느꼈다. 성희롱을 당한 듯한 불쾌감이 들었다"면서 "가장 분노했던 지점은 이 후보가 또다시 약자 혐오를 정치적 동력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이다.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해 성폭력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 발언을 한 이후 유세 현장에서는 싸늘하게 식은 민심이 표출됐다. /종로=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 발언을 한 이후 유세 현장에서는 싸늘하게 식은 민심이 표출됐다. /종로=서다빈 기자

류 씨는 이 후보의 태도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준석은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려는 정치적 목적 속에, 여성을 대상화하고 조롱한 발언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그게 핵심이다. 아마도 이준석은 이 사안의 본질을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유세 현장에서 만난 조용진(50대·남성) 씨도 이번 대선 토론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얘기해줘서 알았다. 이재명 아들에 대한 사실이 있다면 그 얘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그런 표현까지 해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권영국 후보에게 던질 게 아니라 이재명에게 직접 물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 씨는 이준석 후보의 토론 태도에 대해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약이 뚜렷한 것도 없는데, 지지율 10% 넘겼다고 무리한 공격을 한 것 같다. 원래 젊은 척 하면서 세대, 성별 갈라치기 하던데, 윤석열 젊었을 때보다 더 심한 느낌"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종로 유세 현장에서 만난 새미래민주당 지지자인 정 모 씨(58·남성)는 이 후보 발언 문제를 언론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이건 언론이 잘못한 부분도 있다. 메시지를 봐야지 메신저만 보면 안 된다"며 "이준석은 이재명 아들을 언급하며 어필하려 했지만, 권영국은 그 순간 이재명과 교감하려는 듯한 뉘앙스를 줬다. 그런 게 정치적으로 중요한 장면인데, 주요 언론이 거의 안 다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장면은 놓치고, 센 발언만 확대 재생산하면 결국 유권자들만 혼란스럽다"며 주장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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