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이하린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 유세를 벌이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뒤바꾼 맥아더 장군처럼 대선 막판 역전 의지를 다지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김 후보는 오전 9시께 인천 중구 맥아더 동상 앞에서 묵념한 뒤 자유공원으로 이동해 유세를 진행했다. 지지자 수십 명이 "김문수 대통령"을 외치며 후보를 에워쌌고, 김 후보는 일일이 악수를 했다. 김 후보는 입고있던 검은색 정장을 붉은색 유세복으로 환복한 뒤 "계엄과 탄핵, 경제 위기에 책임을 느끼고 더 잘하겠다"며 큰절을 올렸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가 첫날인 이날 유세 현장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오늘 사전투표날 아니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지지자들이 "김문수"라고 외치자, 그는 우스갯소리로 "저는 자유를 못 지킨다. 삐쩍 마르고 힘도 없어서 못 지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지켜야 한다. 그걸 '민주주의'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지지층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해 득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후보는 "국민이 졸고 있으면 방탄 괴물 독재국가로 가고, 국민이 깨어있으면 세계 최고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 잘사는 나라 만들 수 있다"며 "이것이 민주주의 핵심 원리"라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를 겨냥해 "삼권분립은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뉘어져 각자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면서 "이재명 민주당은 입법부인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과 장관 다 탄핵하고, 대법원장부터 법관, 감사원장도 탄핵하고 법도 바꾸고 있다. 세상천지 히틀러도 이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 이낙연 전 총리도 김문수를 안 밀 수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지역구이기도 한 인천 계양구에서 딸 김동주 씨와 함께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그 후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를 안 해버리면 전체 투표율이 낮아져 우리가 불리해지기 때문에 제가 먼저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제도를 개선하고 없앤다는 것에 찬성하는데, 만약 (투표를) 안해버리면 전체 투표율 낮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도 계속 노력하겠다"며 "전체적으로 하나로 뭉치기 위해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이른바 '젓가락' 발언 논란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며 "그 내용 자체에 별로 주목하고 있지 않고, 이재명 후보만 해도 워낙 소재가 많다"고 일축했다.
이후 인천 부평구 유세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1949년 미군이 철수하고 나니까 1년 만에 바로 6·25전쟁이 일어났다. 그런데 지금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서 약 73년간 전쟁 안 일어나고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확실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우릴 상당히 깔보려고 하고, 일본도 우릴 아주 우습게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인천 '새얼아침대화' 대담을 시작으로 연수구 출근 인사, 맥아더 동상 참배와 자유공원 총괄 유세, 사전투표를 연이어 진행했다. 이후 부평구·미추홀구·남동구 등 인천 지역을 훑었다. 이후 경기도로 이동해 시흥·안산·군포·안양 등에서 유세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