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 이재명 '방어·견제구', 김문수 '공격', 이준석 '흥분·실점'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5.27 23:29 / 수정: 2025.05.27 23:29
대선 3차 TV 토론회
김문수·이준석, '협공'…이재명 반격도
"여성 성기" 언급 이준석에 민주 "끔찍한 언어 폭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정치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공약을 놓고 격돌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체로 방어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김문수·이준석 후보에게 가끔 견제구를 던졌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집요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준석 후보 역시 공격적으로 맞섰지만, 과격한 표현으로 되레 실점을 자초했다.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3차 TV토론에서 각당 후보들은 정치 분야를 주제로 열띤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보수진영의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압박을 쏟아내는 구도로 전개됐다.

◆ 김문수 "방탄독재 처음 봐"…이재명 "윤석열 아바타?"

김문수 후보는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시작 발언부터 김 후보는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들어본다"며 "자기를 유죄로 판결했다고 대법원장을 오히려 탄핵하겠다,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재판을 5개를 받고 있지 않나"라며 "대통령이 되면 재판을 중지시키는 재판중 지법도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유죄판결이 나면 사실 대외 활동이 어렵다"며 "이런 상태에서 본인이 대통령을 하는 것이 맞는지 국민들이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후보는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시작 발언부터 김 후보는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들어본다며 자기를 유죄로 판결했다고 대법원장을 오히려 탄핵하겠다,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문수 후보는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시작 발언부터 김 후보는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들어본다"며 "자기를 유죄로 판결했다고 대법원장을 오히려 탄핵하겠다,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또 김문수 후보는 "제가 (경기도지사를) 할 때는 깨끗하게 해서 청렴도를 전국 1위까지 올려놨는데 이재명 후보는 상당히 부패한 경기도, 성남시로 만들어버렸다"며 "온 주변이 비리로 감옥에 투옥되고,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수사받다가 죽어버렸다. 대통령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그는 "전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을 잘 들었다"며 "(제 주변 인물이 돌아가셨다는 주장은)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려고 강압수사를 심하게 하니까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김문수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캠프에 있는 가까운 사람이 처벌받지 않았나"라며 "부정수급한 정치자금이 4억원이 넘던데 본인은 몰랐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하지 않았나"라고 직격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고리로도 김문수 후보를 압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의 아바타라거나 김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 윤석열, 반란수괴가 귀환한다는 걱정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내란죄로 유죄를 받으면 윤 전 대통령을 사면할 건가"라고 물었다. 김문수 후보는 "전혀 근거 없는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사면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을 이제 시작했는데 벌써 사면할 거냐는 질문은 성립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그는 전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을 잘 들었다며 (제 주변 인물이 돌아가셨다는 주장은)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려고 강압수사를 심하게 하니까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그는 "전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을 잘 들었다"며 "(제 주변 인물이 돌아가셨다는 주장은)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려고 강압수사를 심하게 하니까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형수 욕설' 소환 이준석…이재명 "계엄 때 샤워? '시끄러 임마'는 왜"

이준석 후보도 시종일관 이재명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시작발언부터 '부정선거' 언급으로 이 후보를 겨냥했고, "최근에 보면 이재명 후보의 언사 중에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계속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며 '형수 욕설' 발언까지 꺼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 부족함에 대해, 그간 수차 사과말씀을 드렸고,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정치에 들어온 뒤로부터 (국회에서) 일방 처리가 굉장히 많다. 특히 본인의 재판이나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방 처리가 많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회가 몇십 년간 운영한 원칙을 깨뜨렸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것은 이준석 후보의 일방적 단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계속 공세를 받아치던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강남에서 술 드시다 국회로 온 것도 아니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샤워하고, 국회에 와서 다시 또 확인하면서 다툼하며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슬리퍼 신고, 슈퍼 나왔다가 국회로 쫓아온 사람도 있고, 옷도 못 입고 온 사람도 많았다.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시간 끌고 있었다는 것이 납득이 안 되는데 해명해달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도 시종일관 이재명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시작발언부터 부정선거 언급으로 이 후보를 겨냥했고, 최근에 보면 이재명 후보의 언사 중에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계속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며 형수 욕설 발언까지 꺼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후보도 시종일관 이재명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시작발언부터 '부정선거' 언급으로 이 후보를 겨냥했고, "최근에 보면 이재명 후보의 언사 중에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계속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며 '형수 욕설' 발언까지 꺼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후보는 "그때 들어오지 않은 민주당 17명은 어떤 의원인가"라고 반박했고, 이재명 후보는 "담 넘어서 가야 한다고 하니까 '시끄러 임마'라고 했다. 다른 이야기를 하지 말고 본인 얘기를 해라"고 질타했다. 이준석 후보는 "뭘 원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여성 성기'를 언급하며 "여성 혐오인가, 아닌가"라고 권영국 후보에게 물었다. 이에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 나은 삶 이런 거보다는 신변잡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본인을 되돌아보길 부탁드린다"고 받아쳤다.

설전이 이어지자, 권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얘기하는데 물고 뜯는 이러한 논쟁을 자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네거티브 공방 속에서도 이재명 후보와 권 후보 사이에는 정책 논의도 오갔다. 권 후보는 "이번에 개헌을 하면 87년 개헌 이후 38년 만이다. 수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전 인류적 기후위기"라며 "이번에 기후정의실현을 반드시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저희의 개헌 내용에 들어있다"고 답했다.

토론 이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공보단장은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이준석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토론 이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공보단장은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이준석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발언에…민주 "끔찍한 언어 폭력", 민주노동 "저열한 혐오"

토론 이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공보단장은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이준석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국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해당 발언에 대해 "의도가 매우 불순하고, 다른 후보 입을 통해 다른 특정 후보를 공격하도록 만들었다"며 "정책의 장에서, 국민이 보는 데서 낯 뜨거운 얘기를 할 정도라면 사퇴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민주노동당 신민기 부대변인도 "청소년과 여성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보는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꺼냈다"며 "정치 통합을 이야기하는 토론회에서 가장 저열한 형태의 혐오 정치를 일삼은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임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오늘도 이재명 후보는 본인에게 들어가는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지 않는 것으로 일관했다"며 "첫째, 둘째, 셋째 토론 전부 이재명 후보의 토론 매너가 안 좋았다는 걸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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