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단일화를 거부한다'…이준석의 마이웨이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05.27 00:00 / 수정: 2025.05.27 00:00
국민의힘 "개혁신당, 단일화 전제 조건 제시"
"金 사퇴가 유일"…이준석, 단일화 대신 맞불
전문가 "李, 보수 주도권 겨눈 행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화 데드라인(28일)을 앞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현장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화 데드라인(28일)을 앞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현장풀)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화 데드라인(28일)을 앞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김용태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은 이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며 사실상 백지수표를 제시했다. 그는 "개혁신당이 단일화 전제조건을 제시해 주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2030세대 위한 개혁신당의 정책을 진심으로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후보에게 손을 내밀었다.

더불어 국민의힘은 공동정부 구성, 100% 개방형 국민경선 도입 등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안하며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일화의 키를 쥔 이 후보의 반응은 냉랭하다. 오히려 김 후보의 사퇴를 역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힘과 김 후보의 진정성이 있다고 하면 오늘 즉각 후보를 사퇴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가 자연스럽게 사퇴하고 투표용지에 이준석과 이재명의 대결로 간소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당장 단일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준석 중심의 단일화' 구상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일화 협상에 뛰어들어 이긴다 한들 그 세력이 결국에는 어떻게 나올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응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퇴행적인 단일화"라고 규정하며, 김 후보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어떻게든 개혁신당의 지지세를 흡수하고 싶고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라는 마음속에서 계속 이런 제안을 하는 거 아닌가"라며 "단일화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구애는 이 후보 개인에게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이 후보 주변 인사들에게도 접촉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남용희 기자
국민의힘의 단일화 구애는 이 후보 개인에게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이 후보 주변 인사들에게도 접촉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남용희 기자

국민의힘의 단일화 구애는 이 후보뿐 아니라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이 후보 주변 인사들에게도 접촉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단일화설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읍소를 넘어서 약간 협박으로 들어갔다. '너 (단일화) 안 하면 앞으로 정치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식인데 우리는 그런 데 흔들릴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단일화에 매달리는 배경에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안철수 후보 간 막판 단일화로 승리했던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안 후보는 사전투표 직전 새벽에 후보직을 사퇴하고 윤 후보와 단일화했고, 그 결과 윤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이 후보 측 판단이다. 그는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서 촉발된 만큼, 내란을 옹호해 온 세력과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정선거를 바라보는 인식 차이도 두 후보 간 간극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 후보는 "부정선거론자인 이재명 후보, 그리고 부정 선거에 대해 가지고 옹호하던 김문수 후보, 황교안 후보까지 셋이 빨리 단일화했으면 좋겠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야 한다"고 비꼬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단일화 거부를 단순한 고집이나 감정적 대응이 아닌 차기 보수 진영 주도권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이 끝난 뒤 김 후보가 낙선하면, 국민의힘은 다시 친윤계가 당권을 잡으려 하면서 내분이 격화될 수 있다"며 "보수진영 내 확실한 지지층을 가진 정치인은 한동훈과 이준석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면 '40세 대선후보'라는 정치적 자산을 얻게 된다. 단일화를 통한 사퇴가 아니라 그다음을 보는 것"이라며 "두 자릿수 지지율만 기록해도 향후 보수 진영 내 확고한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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