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옥천·논산·당진·아산=이하린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충청권 일대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앞선 여론조사 지지율을 언급하며 골든크로스를 넘어선 역전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했다. 그는 육 여사의 영정 앞에 고개 숙이고 묵념했다. 그는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한 바 있다.
김 후보는 방명록에 '육영수 여사님, 사랑의 어머니'라고 적었다. 이러한 행보는 대통령 선거 본투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총결집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후 김 후보는 육 여사의 생가 앞에서 당정 관계를 개선하는 정치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는 "대통령 당무개입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 당정관계에서 '당정협력' '당통분립' '계파불용'의 3대원칙을 천명하고 이러한 정신을 당헌에 명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시 당무개입 등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의 이런 전략은 친윤계 청산을 요구에 응답한 것으로도 읽힌다.
그는 옥천에서 예정에 없던 즉석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저는 자주 옥천을 지나지만 이렇게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우리 시대에 아주 어렵고 힘들 때, 그때도 늘 우리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신 위로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님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사전투표(29~30일) 진행되는 전주 주말,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았던 충청 지역을 누빈 것은 '골든크로스'를 넘어서 역전의 기회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충남 계룡·논산·공주·보령·홍성·서산·당진·아산을 돌며 충청권 민심에 지지를 적극 호소했다.
김 후보는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 병영체험관으로 이동해 국방 관련 공약을 발표한 뒤 계룡을 국방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남녀 군 가산점제 도입’ 등의 국방·안보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더 많은 여성이 군 전문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여성희망복무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당직근무비와 훈련급식비 등 예산을 늘려 초급간부 처우를 중견기업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김 후보는 논산 유세에서 이 후보보다 더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번 갤럽 조사에서 충청도에서 이재명보다 제가 훨씬 높게 나왔다. 보셨냐"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지지자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신 외쳤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무선전합면접조사)에 따르면 대전·세종·충청 지역에서 김 후보는 41%로 이 후보(38%)를 앞섰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는 공주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 충청 방문 세 번째임을 밝히며 "충청도는 공주도 그렇고, 논산 등 국방·행정수도(가 있고), 청주에도 여러 가지 지역 발전 현황 때문에 시간만 되면 자주 가서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도가 가지고 있는 위상 자체가 상당히 사람들이 예의를 중시하고 도덕을 중시하고 올곧은 그런 정신 많이 가지고 있다"며 "충청도에서 이번 대선에서 부패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림이) 대통령 하면 안 된다는 민심, 이것을 잘 호소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아산 유세에서도 "아산에는 나라를 지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있다"며 "12척밖에 배가 남지 않았지만, 아직 12척이나 되는 배가 있다고 했다. 반드시 싸워 이긴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정신이 살아 있는 아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