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여의도=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6·3 대통령 선거를 9일 앞둔 25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대비한 선거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변호사 자격이 없어도 대법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박범계 의원 발의 법안에 대해선 "지금은 그런 걸 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수진영이 단일화한다면 선대위 차원에서 어떤 대응을 할 예정인가'라는 질의에 "토론회에서도 말씀드렸는데 (양측은) 내란 단일화를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결국 개혁신당도 국민의힘의 아류고, 국민의힘은 내란 행위에 대해선 선을 긋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계엄 해제에 반대했고, 탄핵에 반대했고, 내란수괴의 복귀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지금 내란당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국민의힘 후보도 매우 극우적 행태를 보여왔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는)전광훈 목사하고 어울려 눈물을 흘려가면서 극도의 극우적 행태를 보여왔고, 제가 방송에서 물어봤던 것처럼 내란수괴와의 단절, 극우세력과의 단절에 대해서 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결국 국민의힘의 대표를 했고, 밀려 나왔을 뿐이지 본인이 스스로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은 다시 합쳐서 보수정당의 주도권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고, 이번 기회에 다시 그 본색대로 단일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여러 측면을 볼 때 색깔이 거의 비슷하다"며 "우리는 당연히 단일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보면 단일화하는 게 쌍방에 모두 도움 되는 것이어서 단일화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의원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선 재차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당의 입장은 아니고 지금 그런 거는 할 때가 아니다"라며 " 저도 법조인이지만 비법률가에게 대법관의 문호를 개방하는 문제는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대법관 수를 늘리는 데 대해선 "당사자들 외에는 대체로 원하던 현안"이라며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면 해야 할 일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경계했다.
이 후보는 "대법원에서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뭔가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이 있는 건 사실" 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건 장기 과제고, 지금 당장 그 문제에 우리가 매달릴 만큼 여유롭지가 못하다"고 말했다. 사법개혁이나 권력기관 문제보다는 당장은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할 때라는 취지다.
민주당에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국민의힘의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이 후보는 "집행 권력과 행정,입법 권력을 왜 동시에 갖는지, 동시에 갖는 게 문제라는 전제로 말하시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일이 안 되는 것보다는 일이 되는 게 낫다. 또 통제 시스템도 충분히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처럼 국민의 뜻을 어기고 역주행해서 국민으로부터 미움받는 그런 바보짓을 왜 하겠나"라며 "저는 술 좋아하지 않고, 우리 가족들도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부정부패 그런 걸 하지 않는다. 평생 업자들을 사적으로 만나본 적 없다"며 "철저하게 관리해서 제 주변 사람들이 실제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범죄에 연루돼 권력을 이용해서 막아야 할 그럴 일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내란 세력은 철저히 단죄하되 정치보복은 하지 않겠다는 점도 재차 분명히 했다. 내란세력의 범위에 관해 묻자 "주요 임무 핵심 당사자에 대한 단죄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일방적 명령에 의해서 공무원으로서 지휘명령에 복종할 의무에 따라 단순하게 참여한, 지시에 따른 것까지 다 문제 삼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치보복 가능성도 일축하며 "5년을 일하게 되는데 그사이에 해야 될 일이 너무 많다. 누구와 전선을 긋고 거기에 국가 역량을 투입해서 제재, 보복하기 시작하면 저항할 것이고, 충돌이 발생하고, 그러면 통합도 안 되고 일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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