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경북=김수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보수 텃밭' 경북을 돌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력에 힘썼다. 이를 발판 삼아 다음 주 '지지율 역전'이라는 반전을 노려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하며 보수층 표심 굳히기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북 영주를 시작으로 안동·상주·김천·구미·칠곡을 차례로 방문해 "저희가 그동안 잘못한 게 많다. 앞으로 잘하겠다"라며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독재자'로 규정하며 '이재명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세에 열을 올렸다. 그는 영주 유세 현장에서 선거유세용 유니폼을 걷어 올리며 "지금 어떤 분은 연설할 때 방탄조끼를 입는다. 저는 방탄조끼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방탄조끼도 모자라서 앞에 방탄유리를 쳐놓고 속에 들어가 연설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방탄 입법'을 언급하며 "대법원에서 유죄라고 하니까 '대법원장 특검을 하겠다, 청문회를 하겠다, 탄핵하겠다' 이렇게 협박, 공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재판을 스톱시키는 법을 만들고 자기가 유죄 판결을 받은 죄목을 바꿔서 공직선거법에서 거짓말시키는 죄 자체를 없애겠다고 법을 고친다"고 주장했다.
또 "죄를 지으면 어디를 가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외쳤다. 김 후보는 이에 맞장구치며 "온갖 흉악한 죄를 지어서 그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이 아무리 방탄유리를 친다 한들 방탄조끼를 겹겹이 입어도 자기 양심이 벌벌 떨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자신을 비교하며 "정직하고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해 "저는 거짓말 잘하고 총각 아닌 사람이 총각이라고 해서 남의 가슴에 못 박지 않는다. 저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같이 일하는 공무원들이 한 번도 구속되거나 수사받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라며 "제 측근 한 사람도 부정부패와 비리로 자살하거나 의문사한 사람이 없다. 저는 대통령이 되면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동시 웅부공원을 찾은 김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갓을 쓰고 도포를 두른 채 연설했다. 그는 "독재가 되느냐, 민주주의를 유지하느냐, 큰 위기에 처해있다"라며 "삼권 분립이 민주주의 기본인데 국회 독재만이 아니라 행정부 독재, 사법부 독재, 전부 독재로 나가는 것 저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상주시 풍물시장 유세에서도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회도 쥐고, 사법부도 쥐고 이것이 바로 총통제 독재가 되는 것 아닌가. 독재국가, 총통제 국가를 막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깨끗한 한표 한표로 6월3일 막을 수 있다"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김 후보는 보수 구심점인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참배한 후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 세계 최고의 산업 혁명가'라고 적었다.
뒤이어 열린 구미 유세 현장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김 후보는 "우리 대한민국이 오늘날 이렇게 잘살게 된 모든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로라고 생각한다"라며 "세계 어느 나라 산업혁명에서도 이처럼 짧은 시간에 모든 가난을 물리치고 모든 것을 다 성공시킨 분은 전 세계 역사에 없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탄핵돼 물러났어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가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세 일정을 다 마치고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서는 선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텃밭 다지기를 토대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충형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통적인 보수층을 포함해서 중도층이 충분히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김 후보를 중심으로 한 구심력이 크게 작용하면서 우리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는 이미 마련되고 바람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후보는 25일 충북 옥천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을 시작으로 충남 계룡·논산·공주·보령·홍성·서산·당진·아산 등 충청권 집중 유세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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