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제주·양산서 盧·文 소환한 李…'민주정부 계승자' 자처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5.22 18:33 / 수정: 2025.05.22 18:33
제주·양산 유세서 4·3 진상·검찰 기소 언급
노무현 추도식 하루 전날…계승자 이미지 부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제주와 경남 양산에서 열린 유세에서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을 연이어 언급하며 민주정부 계승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제주와 경남 양산에서 열린 유세에서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을 연이어 언급하며 '민주정부 계승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양산=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제주와 경남 양산에서 열린 유세에서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을 연이어 언급하며 '민주정부 계승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6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나온 행보여서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제주 4·3 사건을 언급하며 두 전직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제주 4·3에 대해서는 우리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참으로 많은 진척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진상규명도 했고, 사과도 했고, 법도 만들고, 보상도 했지 않는가. 그 점을 우리 제주도민들이 인정해 주고 계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매년 4·3 기념일에 제주를 방문했다. 내년에는 대통령이 돼서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 후보는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안은 대통령이 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도 공언했다.

오후에는 송기인 신부를 만났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송 신부는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도 알려져있다. 이 자리에서 송 신부는 "외교는 큰 틀을 갖고 있는 건데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걸 고치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송기인 신부를 만났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송 신부는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도 알려져있다. 이 자리에서 송 신부는 외교는 큰 틀을 갖고 있는 건데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걸 고치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오후에는 송기인 신부를 만났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송 신부는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도 알려져있다. 이 자리에서 송 신부는 "외교는 큰 틀을 갖고 있는 건데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걸 고치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송 신부가 '외교의 중요성을 잘 깨우쳐 외교인력도 잘 준비해서, 외교적 성과를 많이 내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에서는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를 정면 비판했다. 이 후보는 "국가 권력을 특정인에게 부여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 더 나은 삶을 살게 해달라는 거 아닌가. 공정하고 더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달라는 거 아닌가"라며 "그 질서유지의 최종 권한을 가진 검찰이 요새 하는 짓을 보면 제정신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해서 서울로 수백 킬로미터를 왔다가 갔다 하며 1박 2일로 재판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라며 "서울 재판을 위해 집을 얻어야 하는 건가. 대체 왜 그러는가"라고 반문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하신 말씀 중 배울 게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들은 말은 '국민이 곧 국가다'라는 것"이라며 "국민이 국가인데 어떻게 국민이 반국가세력이 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통합, 이게 정치인들이 해야 될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통합의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후보가 이날 제주와 양산 유세에서 동시에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꺼낸 것은 단순한 소환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민주정부의 계승자로 정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배정한 기자
이 후보가 이날 제주와 양산 유세에서 동시에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꺼낸 것은 단순한 소환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민주정부의 계승자'로 정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배정한 기자

이 후보가 이날 제주와 양산 유세에서 동시에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꺼낸 것은 단순한 소환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민주정부의 계승자'로 정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하루 앞둔 시점에 이같은 메시지를 냈다는 점에서 무게감은 더욱 크다.

이 후보는 '친문'이나 '친노'로 불리는 민주당 주류 계파에 속한 인물은 아니다. 2022년 대선 때는 친문계와 친노계의 온전한 지지를 받아내진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통성 회복과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민주정부' 계승 프레임을 정교하게 구축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외부 적을 정면으로 겨누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민주당 주류의 상징 자산을 스스로의 정치 서사로 끌어오는 시도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 후보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어서 이런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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