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영등포·홍대=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9일 서울 곳곳을 누비며 민심 공략에 나섰다. 대선 유세장이었지만, 현장에는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흥이 가득했다. 유세차 앞에서는 김상욱 전 의원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 국민의힘을 떠나 이날 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빨간 점퍼가 아닌 파란 점퍼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의 얼굴에는 오래 묶여 있던 무언가가 풀린 듯한 해방감이 역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대에는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올랐다. 허 전 대표는 "제가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 여러분께서 내란 종식에 목소리를 끝까지 내주셨고, 이 후보가 일관된 리더십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반대쪽 대표임에도 1년 동안 같은 태도로 배려와 실행력을 보여줬다. 저는 그것이 진짜 포용의 리더십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허 전 대표가 손을 맞잡자, 유세장은 다시 한번 힘찬 박수로 물들었다.
이 후보는 김상욱 전 의원을 향해 "가짜 보수정당에서 고생하다 이제 제대로 된 당으로 왔는데 혼자 얼마나 머쓱하고 쑥스럽겠나"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찢어진 가짜 빅텐트에 몰려가서 고생하는 사람이 있을까 한데 진짜 빅텐트 민주당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현장은 유쾌했지만, 메시지는 단호했다.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도 이 후보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위기의 3년을 끝내자'는 취지의 절박한 메시지를 반복하며,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선 정치적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울 용산, 영등포, 홍대를 잇는 유세에서 이 후보는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회복, 국민통합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펼쳤다. 용산에서는 민생과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국을 한 번 돌아보고 오는 길인데 어디를 가나 들리는 게 먹고살기 어렵다는 얘기"라며 윤석열 정부 3년을 '안보·경제·민주주의가 무너진 시기'로 규정했다.
이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고 불렸던 대한민국이 갑자기 보릿고개를 금방 막 지난 옛날의 대한민국처럼 돼버렸다"며 "확실하게 청산하고,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서 국민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영등포에서는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주권 행사'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한다"며 "정확한 정보에 의해 정확한 판단을 해야 국민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진짜 민주공화국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가짜 정보에 속았던 자신의 경험을 꺼내며 "그 일이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꿨다"고 고백했다.
이어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가 2024년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렸고, 이 빛의 혁명을 통해 다시 우리 후손들을,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미래의 국민들을 우리가 구하게 될 것"이라며 "그 혁명의 끝,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 6월 3일이 될 것이고, 여러분들은 그 역사의 증인들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대 유세에서는 문화 강국 비전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김구 선생의 문화 강국의 꿈이 실현될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먹고사는 물질의 문제는 인공지능으로 또 기계화로 다 해결이 되겠지만 대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의 힘, 강력한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문화 강국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을 우리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20일 경기도를 방문한다. 경기 의정부와 고양, 파주 등 북부권을 방문한 뒤 김포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