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6·3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본선 과반을 넘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공식석상에서 "격차가 줄 것으로 보인다", "백병전이 예상된다"는 표현으로 위기감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확고한 선두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진영의 결집을 경계하면서도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전략적 발언으로 풀이된다.
16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의 강세는 여전하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3~14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묻는 문항에서 이 후보는 51.9%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3.1%,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6.6%, 황교안 무소속 후보 1.7% 순이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이 후보는 54.1%를 기록해 김 후보(35.3%)를 18.8%P 차이로 앞섰다. '없음'(3.9%)과 '잘 모름'(1.6%) 응답을 제외하면, 유권자의 표심이 상대적으로 또렷하게 갈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갤럽이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1강 구도는 유지됐다. 다자 대결 구도에서 이 후보는 51%로 과반의 지지를 얻었고, 김 후보는 29%, 이준석 후보는 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4월 24일에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38%였으나, 후보 확정과 공식 선거운동 돌입 이후 13%P가 상승한 결과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은 결속력도 강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 중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81.9%였고, 이 후보를 지지하는 층에서는 무려 89.8%가 '계속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이 후보의 우세는 분명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층에서 이 후보는 58.5%의 지지를 얻었고, 김 후보는 30.6%에 그쳤다. 투표열기가 고조될수록 이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낙관론에 선을 긋고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 유세에서 "세 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꼭 세 표씩 (독려를) 해주시길 바란다"며 "무슨 '많이 이기니' 그런 소리 절대 하지마라. 반드시 한 표라도 이겨야 되는 선거"라고 경계했다.
천준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당의 후보가 확정된 이후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외관상으로는 이 후보의 우세로 보이는 상황이지만 여론조사는 추정치일 뿐이고 실제 투표 결과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 조사와 공표 조사, 역대 투표 결과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본 결과 판세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공표된 조사 결과에 실제 투표율을 대비해 보면 지지율 격차는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김문수 두 후보의 양자 또는 삼자대결의 격차는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치열한 백병전에 대비한 긴장과 각오로 민주진영의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우리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닌 반드시 승리여야 한다"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양 진영의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정치권은 민주당이 '백병전'을 강조하는 전략을 지지층 이완을 막기 위한 선거 전술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는 승기를 잡았다고 보지만 '어차피 이긴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남 등 핵심 지지층에서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가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겉으로는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이중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국 지지층의 결집과 투표율 방어를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전략적 긴장감 유지는 과반 득표를 통한 차기 정부의 국정 동력 확보와도 맞닿아 있다. 이 후보가 본선에서 50% 이상 득표에 성공할 경우, 초반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싣는 정치적 정당성과 추진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수영 평론가는 "국민의힘의 분열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손쉬운 승리를 얘기하지만 과반을 확보해야 초반에 국정동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9.6%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주순에 ±3.1%P다. 한국갤럽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 16.4%에, 표본오차 95% 신뢰주순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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