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폭우 속에도 마이크 든 李…"일할 기회 달라"
  • 송호영 기자
  • 입력: 2025.05.16 00:00 / 수정: 2025.05.16 00:00
"민주당은 호남의 첫아들…약 주는 것 안다"
폭우에도 지지자 밀집…"밀지 말라" 안내
李, 16일 전북 지역 유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5일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하동, 광양, 여수, 순천, 목포를 순회하며 여러분의 충직한 도구로 여러분의 충실한 일꾼으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5일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하동, 광양, 여수, 순천, 목포를 순회하며 "여러분의 충직한 도구로 여러분의 충실한 일꾼으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뉴시스

[더팩트ㅣ광양·순천=송호영 기자] "비가 너무 많이 오네요,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15일 전남 순천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유세 도중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장대비가 쏟아진 것이다. 이 후보는 "비를 안 맞아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고, 지지자들은 "괜찮아요", "(연설을)짧게 하지 말고 길게 해주세요"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비 오는 날에, 우산으로 가리면 앞도 보이지도 않는 데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는 것은 저 이재명 개인에 대한 애정도 있겠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절실함과 간절함 때문 아니겠느냐"며 힘줘 말했다.

이날 이 후보는 하동, 광양, 여수, 순천, 목포 등 남해안 5개 도시를 폭우 속에서 종일 누비며 "충직한 도구로, 충실한 일꾼으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첫 일정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하동 화개장터였다. 이곳에서 그는 청년들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에는 광주 출신 30대 남성 문유성 씨와 대구에 사는 20대 여성 김다니엘 씨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경제 상황, 일자리, 출산·육아, 주거, 국토불균형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다음 목적지는 전남 광양이었다. 광양제철소가 창단한 축구팀 전남 드래곤즈의 홈구장 앞에서 이 후보는 "광양의 제철산업이 매우 중요한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산업전환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을 지원해서 광양이 뒤처지지 않도록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는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발전소 인근 지역 전기요금 인하 등 정책도 공약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머슴과 일꾼의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이 주인 위의 지배자라고 착각하면 반드시 응징하고 책임 물어야 한다"며 "자기 위치 착각한 사람 중 하나가 윤모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한 것이다.

이 후보는 또 "대통령은 누가 스스로 착각하는 것처럼 왕이나 통치자가 아니고 심부름꾼이자 대리인"이라며 "영원히 왕 노릇해야지. 그러다가 한 게 계엄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여수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고 근본이라며 지지층 결속에 나섰다. /뉴시스
여수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고 근본"이라며 지지층 결속에 나섰다. /뉴시스

여수에서는 전통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고 근본"이라며 "호남에게 있어서 민주당은 잘되기를 바라는 큰아들이다. 아들이 잘되면 좋겠는데 말을 안 듣고 엉뚱한 짓을 할 때는 잘되라고 매를 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원래 좋은 약은 쓰다. 그 마음을 저희가 너무 잘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순천에서는 차기 정부 명칭으로 '국민주권정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과 책임, 국민주권 실현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힘을 합쳐 국제적 위기, 대한민국 삶의 위기, 안정과 평화의 위기를 이겨내고 함께 손잡고 어우러져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도 바쁘다. 앞으로 정치는 그렇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폭우 속에서도 유세장에는 인파가 몰렸다. "후보가 보이지 않으니 우산을 내려달라", "밀지 말라. 위험하니 여기 계시지 말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달라"라는 소리가 이어졌고, 이 후보는 연설을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큰절했다.

마지막 일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목포였다. 이 후보는 "정치인은 서생적 문제의식만으로는 안되며 상인적 현실감각을 함께 갖춰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정치는 국민을 더 잘 살게,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자고, 또 이 나라가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자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16일 전북 익산, 군산, 전주, 정읍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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