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산=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TK(대구·경북) 출신 전직 대통령들과 '정치적 연'을 고리 삼아 본격적인 보수 텃밭 흔들기에 나섰다. 지지율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부산을 찾은 이 후보는 성균관유도회를 시작으로 부산대학교, 범어사, 자갈치시장, 서면 젊음의 거리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일정 내내 김영삼·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며, 자신을 TK 정치인의 새로운 계승자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부산대 학생들과 함께 학식을 먹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방분권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세종시 같은 경우에는 노무현의 꿈이었고 박근혜의 소신"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그렸던 지방분권의 핵심은 결국 교육·산업 기반의 분산에 있다. 노무현의 꿈이자 박근혜의 소신을 완벽하게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부산의 대표 사찰 범어사를 찾아 정여 스님과 임영문 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을 예방하며 종교계 민심에도 손을 내밀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이번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의 지지 선언을 하면서다.
이 후보는 "김영삼 정신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대통령 후보는 이준석이라고 지목해서 지지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이 바라는 바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신을 실천하라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여 스님에게서 받은 '무구무애'(無垢無碍, 견디고 참고 기다리라) 족자를 소개하면서는 "김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大道無門)과 무구무애를 섞어 부산이 제게 준 정치적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김영삼·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부산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며 자신이 그 계보를 잇는 정치인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장 시민들에게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후보이지만 부산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과는 정말 다르게 살아왔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독재에 맞서 할 말 다하고 살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슬 퍼런 상황에서도 손을 들고 할 말을 다 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무현 정신' 계승자는 이재명 후보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서울 상계동에서 세 번 낙선하고도 포기하지 않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이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2대 총선에서는 개혁신당을 창당하고 상계동이 아닌 경기 화성을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계양으로 도망간 이재명 후보 중 누가 노무현 정신을 더 잘 계승하는가"라며 "민주당이 아닌 제가 진정한 계승자다. 부산시민이 사랑했던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당함을 기호 4번 이준석이 계승할 수 있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보수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정치에 들어온 지 14년째다. 정치를 할 생각도 없던 컴퓨터 프로그래머였지만, 우연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회를 줬다"고 회고했다. 현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되자 "아이고", "우리 대통령님"이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한편, TK 유세를 일단락한 이 후보는 15일, 수도권 집중 유세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