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수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에서 시작해 충청을 가로질러 영남까지 누비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섰다. 특히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는 후보 교체 사태의 후폭풍 속에서도 여전히 굳건한 보수 진영의 결집세를 확인했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새벽 서울 송파 가락시장으로 시작해 국립대전현충원을 거쳐 대구 서문시장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먼저 '민생'에 방점을 뒀다. 첫 일정으로 가락시장을 찾은 그는 상인들을 향해 "요즘 장사가 잘 안되시죠. 서민들 마음을 제일 잘 안다"라며 위로했다. '가락시장 사람들 쉬지도 못하고 힘들다.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는 상인들의 요청에 "제가 책임지고 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직접 농산물을 구매하는가 하면 순댓국집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김 후보는 시장 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 이곳에서 '시장 대통령,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돼야겠다', '국민이 잘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다"라며 "어려움 속에서 밤잠 안 자고 힘들게 일하는 여러분의 땀과 노고가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여러분을 섬기는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김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국가사회공헌자 묘역,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묘역을 이동할 때마다 비석에 적힌 약력을 살피며 "한분 한분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라고 했다. 특히 천안함 용사 한주호 준위의 묘 앞에서는 묵념 직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곧바로 보수의 심장 대구 서문시장 유세 현장으로 이동했다. 서문시장 일대는 김 후보를 보기 위해 몰린 지지자와 상인들로 북적였다. 시장 근처 육교 위까지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김문수'가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등을 손에 쥐고 "김문수 대통령"을 외쳤다. 김 후보가 '기호 2번 김문수'가 적힌 야구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자 서문시장 골목은 김 후보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김 후보가 시장 한 바퀴를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동안 지지자들은 그의 뒤에서 "김문수 대통령"을 반복해 외치며 따라갔다. 좁은 시장 골목에 사람들이 몰려 이동이 어려운 수준이었다. 인파를 겨우 뚫고 유세 차량에 올라탄 김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크게 하트 포즈를 취하며 화답하는가 하면 유세 현장을 찾은 국회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올렸다. 또 유세차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김 후보는 발언 내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과 비교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해 "지금 민주당에서 선거에 나온 사람도 경상도에서 태어난 것은 틀림없는데 그와 달리 저는 거짓말을 못 하고 꽉 막힌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검사도 사칭하고, 총각이라고 사칭하는 거짓말 도사"라며 "대통령에 거짓말 잘하는 사람을 뽑나, 참말 잘하는 사람을 뽑나"라고 했다. 이어 "저는 거짓말을 못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 데모를 하다가 주동자로 몰렸는데, 당시 담임선생님이 거짓말이라도 해서 잘못했다고 하면 괜찮게 처리해 주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을 어떻게 하나. 저는 차라리 학교를 잘리더라도 거짓말을 못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을 언급하며 "정치가 잘못됐다고 바른 소리를 좀 해서 학교에서 오지 말라고 잘라버렸다"라며 "그때부터 공장을 다니고 보일러공도 하며 7년을 일했고 그렇게 하다보니 지금 국회의원을 세 번 하고 경기도지사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은 어떻나. 성남시 대장동 하나 개발하고 감옥 간 사람이 몇 명인가"라며 "저 김문수 경기도에서 그 사람보다 적어도 서른 배 이상 많은 도시를 개발해놓고도 김문수 측근 중 수사받거나 조사받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를 지지자들과 함께 외친 후 큰 절을 한 후 선거 유세를 마무리했다.
김 후보는 13일 대구·울산·부산 일정을 이어가며 '집토끼' 결집에 집중한다. 그는 오전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 일정 이후 울산으로 이동해 선거 유세를 이어간다. 저녁에는 부산으로 넘어가 자갈치 시장에서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