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거' 시작한 국힘…"원팀" 외쳤지만 갈등 불씨 여전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5.12 00:00 / 수정: 2025.05.12 00:00
김문수 "화합해 미래 향해…함께 승리하자"
지도부 책임론 일축했지만
당내 "책임 물어야" 목소리 여전
우여곡절 끝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호 2번을 지켜내면서 국민의힘 단일화를 둘러싼 사태가 일단락됐다. 김 후보가 후보교체를 추진한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새롬 기자
우여곡절 끝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호 2번'을 지켜내면서 국민의힘 단일화를 둘러싼 사태가 일단락됐다. 김 후보가 후보교체를 추진한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우여곡절 끝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호 2번'을 지켜내면서 국민의힘 단일화를 둘러싼 사태가 일단락됐다. 김 후보가 후보교체를 추진한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대선 기간 내내 내홍의 여파는 불가피해보인다.

김 후보는 11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관리위원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이후 국회를 찾아 당을 향해 화합을 외쳤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제는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화합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라며 "오늘부터 우리는 원팀이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고 밝혔다.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문제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지만 후보 교체를 주도한 당 지도부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화합에 집중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김 후보의 자리를 안내하는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 /이새롬 기자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김 후보의 자리를 안내하는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 /이새롬 기자

김 후보는 이날 후보 등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했다"라며 "지금은 '과거가 어떻다' 이런 식으로 책임을 묻는 것보다 우리당뿐만 아니라 더 폭 넓은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 주도권을 두고 맞붙었던 한 전 총리에게도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전 총리와 만나 "부족한 저를 격려해 주고 도와준다고 하니 우선 할 수 있는 것은 선대위원장을 맡아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한 전 총리는 "실무적으로 적절한지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후보 교체 사태의 또 다른 책임자인 권성동 원내대표 교체설도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 대표 권한대행직을 유지함과 동시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와 권 원내대표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선거 기간 동안 전 의원이 선거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권 원내대표가 역할해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후보 교체 사태의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내에서 여전히 지도부 책임론을 띄우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이새롬 기자
그러나 후보 교체 사태의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내에서 여전히 지도부 책임론을 띄우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이새롬 기자

그러나 후보 교체 사태의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내에서 여전히 지도부 책임론을 띄우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친윤(친윤석열)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김 후보에게 '알량한 후보자리 지키기 한심하다'며 단식과 새벽 퇴출까지 주도했다"라며 "스스로 정하면 정리되고 갈 일을 면전에서 그만두라 하기 난감한 후보에게 입장을 물었다"고 비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양향자 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친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당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필패다. 당에 있는 낡은 시대정신과 잔재를 버리고 상당 수준 혁신으로 이번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조절도 논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당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손절'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라며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세력과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은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윤재옥 총괄본부장은 이날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나 윤 전 대통령의 출당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있는지'란 질의에 "지나간 일에 너무 매몰돼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가 희석되지 않게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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