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평행선…과거 주도권 갈등 사례는?
  • 송호영 기자
  • 입력: 2025.05.09 13:00 / 수정: 2025.05.09 13:00
韓, 김문수 '다음주 단일화'에 "하지 말자는 것"
'DJP연합' '노무현-정몽준' 역대 사례 살펴보니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역대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여러 단일화 시도처럼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두 번째 만남에서도 단일화와 관련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헤어지는 김 후보와 한 후보. /배정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역대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여러 단일화 시도처럼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두 번째 만남에서도 단일화와 관련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헤어지는 김 후보와 한 후보.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일주일 선거운동 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제안을 거절했다. 한 후보 측은 "단일화하지 말자는 이야기"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번 단일화 시도 역시 역대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13대 대선은 단일화가 실패한 대표적인 선거다. 1987년 6월 항쟁과 그에 따른 6·29선언으로 이뤄진 16년 만의 직선제에 국민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당시 민주화를 이룩한 통일민주당의 '김영삼(YS)-김대중(DJ)'은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DJ는 통일민주당을 탈당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했고 자연히 표는 분산됐다. 대권은 36.64%를 기록한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에게 돌아갔다. YS는 28.03%, DJ는 27.04%를 득표했다.

단일화 결렬에 고배를 마신 DJ는 제15대 대선에서 단일화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김종필(JP) 당시 자유민주연합 총재와 단일화에 성공, 이른바 'DJP 연합'을 이뤄냈다. DJ는 이를 통해 40.2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8.74%)를 꺾을 수 있었다.

물론 단일화가 대선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제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간 단일화가 진행됐다. 당시 노무현은 정치 팬클럽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돌풍을 일으켰고, 정몽준은 축구협회장으로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열풍에 따라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상황이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사전투표 하루 전인 2022년 3월 3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천=임영무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사전투표 하루 전인 2022년 3월 3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천=임영무 기자

그러나 대선 하루 전날인 2002년 12월 18일 정몽준은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같은 날 노무현이 합동유세장에서 '다음 대통령은 정몽준'이라는 피켓을 보고 "속도위반하지 말라, 정동영도 있고 추미애도 있다"며 "내가 당선되면 서로 경쟁해 원칙 있는 정치를 펼쳐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었다.

노무현의 발언에 정몽준 진영에는 먹구름이 끼었고, 그 직후 정몽준은 "상호 신뢰와 존중의 단일화 정신은 철저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측은 승리를 확신했지만 결과는 노무현 48.91% 대 이회창 46.58%였다. 돌이켜보면 이회창은 직전 대선을 포함해 단일화에 두 번이나 가로막힌 셈이다.

대선 단일화를 상징하는 인물로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있다. 그는 제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국민경선을 주장하는 문 후보와 여론조사를 해야한다는 안 후보 간 이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문 후보는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안 의원은 국민의당 소속으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사전투표 하루 전인 2022년 3월 3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후 윤 후보는 48.56% 대 47.83%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승리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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