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종로=송호영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와 오 시장은 오후 12시33분께 서울 종로구 돈의동 주민공동시설에서 만나 쪽방촌 의료 지원 현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흰색 서울시 점퍼를 입었고, 한 총리도 흰색 등산복 점퍼를 입고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순대국밥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당 식당은 '동행식당'으로 지정돼 쪽방촌 주민에게 하루 한 끼 원하는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두 사람이 이동하는 도중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오세훈, 한덕수 화이팅"이라고 응원을 건넸으나 일부 시민은 한 전 총리에게 "늙은이 노욕이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오 시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시장님께서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 다시성장 등 대책들을 허락을 맡아서 대폭 포함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제가 출마는 못 하지만 제가 준비한 정책은 출마시키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서울시가 시행하던 정책들을 시행하기 위해 상세한 내용이 필요하면 여야 구분 없이 누구에게라도 오픈해서 다 드리겠다고 공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아젠다(의제)로 내걸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오 시장과의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의 가치와 '약자와의 동행' 정책이 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다시 한번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님께서 출마를 안 하셨지만, 서울시가 개발한 많은 정책을 저의 정책으로 더욱 검토하고 좋은 것은 과감하게 채택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재원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푸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에 재정이 많이 들 수 있다"며 "어려운 사람들이 복지 혜택을 통해 자신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쪽방촌 방문 이후 광주광역시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할 계획이다.
한 전 총리는 광주 방문의 이유를 묻는 말에 "우리나라 경제·사회·민생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결국 통합과 상생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안 된다"며 "사회가 분열되고 확증편향과 반지성주의가 만연한 상황에서 조화, 상생, 협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봤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의 이와 같은 행보는 중도 표심 공략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한 전 총리가 오 시장에게 가교 역할을 맡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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