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 인정에 전승절까지…북러 밀착 '타임라인'
  • 송호영 기자
  • 입력: 2025.05.01 00:00 / 수정: 2025.05.01 00:00
北,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만 파병 인정
러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군 등장 가능성
북러, 군사 외 '전 분야' 교류 확대 분위기
북한이 파병 동향 포착 6개월 만에 러시아 파병 사실을 인정했다. 북러 밀착이 공식화한 가운데 양국 간 교류의 범위도 확장되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뉴시스
북한이 파병 동향 포착 6개월 만에 러시아 파병 사실을 인정했다. 북러 밀착이 공식화한 가운데 양국 간 교류의 범위도 확장되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지난해 10월 북한의 파병 움직임이 포착된 지 6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한 파병 사실을 인정했다. 북한이 오는 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북한 파병에 따른 주요 사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2022년 2월 24일 오전 4시 50분(현지시간)께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순간이었다. 러시아군은 초반 기세와 달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공략에 실패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9월 동부 지역과 11월 남부 지역 역공세를 시도, 발라클리야와 헤르손 등을 탈환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2023년 6월 초부터 본격적인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양측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3년 7월 27일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방북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스보보드니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이듬해인 지난해 6월 19일에는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무려 24년 만이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른바 북러 조약이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해당 조약에 기인했다. 조약 4조는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한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4일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 북러 조약 비준안을 제출했다.

같은 달 18일 국가정보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1만2000여 명의 러시아 파병을 결정하고 특수부대 1500여 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그달 23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쇼이구 러시아 안전이사회 서기가 파병 논의와 관련해 북한을 방문했고, 북한은 파병 가족을 입단속시키기 위해 강제 이주 및 격리 조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20일 국회 정보위는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이 "병사 1만1000여 명이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한 인터뷰가 지난 2월 공개됐다. 북한군 포로 1명은 대한민국으로 가고 싶다는 귀순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1명 역시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X) 갈무리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한 인터뷰가 지난 2월 공개됐다. 북한군 포로 1명은 대한민국으로 가고 싶다는 귀순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1명 역시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X) 갈무리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에 가까워진 가운데, 지난해 12월 26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 병사를 생포했다. 다만 해당 병사는 부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월 북한군 포로 두 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인터뷰는 지난 2월 언론을 통해 공개됐으며 한국 귀순에 대한 의지가 확인됐다.

이에 외교부는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요청 시 우크라이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는 북한이 파병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인 터라 생포된 북한 군인의 포로 지위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난무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달 26~28일에 걸쳐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인정했다.

정부가 파악한 파병 북한군 규모는 모두 1만5000여 명이다. 이 중 사망자는 600여 명으로 총 47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북러 양국의 파병 인정은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조치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군이 전승절을 맞아 열병식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29일(현지시간) "우리는 이곳에 참석한 여러 국가를 대표하는 군부대가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열병식에 러시아 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행진할 것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열병식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체 인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북러 양국 간 교류는 군사 분야를 넘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양국이 이번 파병을 기점으로 금속·항공·에너지·관광 등 14개 부문에서 산업 현대화를 논의 중이라고 파악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국경인 두만강을 잇는 자동차 교량 착공식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참석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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