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29일 2차 대선 경선 컷오프를 발표한다. 막판까지 총력전을 벌인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후보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단 두 명의 후보만 결선에 진출한다. 김·한·홍 후보가 '3강'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여론조사상 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어 경선 전망은 예측 불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차 컷오프는 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에 오른다. 당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했고, 최종 투표율은 50.93%(76만5773명 중 39만4명 투표)로 집계됐다. 지난 20대 대선 2차 컷오프 경선 당원 선거인단 최종 투표율(49.94%)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이번 경선은 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만 반영하는 '역선택 방지조항'이 적용되면서 이른바 '당심'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셈법은 복잡하다. 소위 '반탄파'로 분류되는 김·홍 후보는 전통 보수층 지지 기반이 겹쳐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 '찬탄파'인 한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경선은 '3강' 구도 양상이지만, 확실한 '1강'은 없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김 후보가 1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 후보가 10.2%, 한 후보 9.7%였다. 안 후보(2.5%) 지지도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4.4%)보다 낮았다.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크지 않지만 반대되는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한 후보가 8%, 홍 후보는 7%로 조사됐다. 김 후보는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각각 6%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2%에 그쳤다.
김·한·홍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경선 판세는 말 그대로 혼전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섣불리 2차 컷오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워낙 초접전 중이라 결선 진출자를 가늠하는 게 무의미할 수 있다"라면서 "당원들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겨뤄볼 만한 우리 후보에게 집중적·전략적으로 투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 동률이나 오차범위 안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기에 특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라면서 안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 모두 결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는 하향 추세다. 한·홍 후보가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본다"라고 예상했다.
4명의 후보는 2차 컷오프 발표 전날까지 총력전을 벌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당선 즉시 한미정상회담을 제안해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고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방산, 반도체, 원전을 아우르는 포괄적 투자협정 패키지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중소기업의 상속세 면제, 주52시간제 탄력적용, 최저임금의 지역별·업종별 차등화 등을 공약했다.
안·한 후보는 나란히 충청권을 공략했다. 중도 민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서해수호 영웅과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의 묘소를 참배한 뒤 충북대 학생들과 만나 청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한 후보는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순국선열을 참배한 이후 독자적인 핵 추진 잠수함 확보와 핵 억지력을 증강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7.3%.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