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고양=서다빈 기자] "기호 1번 이재명 후보가 89.77%의 득표율로 유효투표자의 과반 이상을 득표하였으므로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의 발표에 장내는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와!"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27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득표 결과가 발표되자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곳곳에서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최종 득표율이 공개되는 순간 눈물을 터트리는 이들도 있었다. 한 50대 남성 지지자는 한 손을 가슴에 얹으며 "몇 년을 기다렸다. 죽어도 좋을 만큼 기쁘다"며 "드디어 이재명의 시대가 왔다"고 외쳤다.
현장을 추억으로 남기려는 지지자들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수락 연설 중인 이 후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고, 자녀와 함께 현장을 찾은 이들은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환호하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현장 한쪽에선 아쉬움도 감돌았다. 경선에서 낙선한 김경수·김동연 후보를 응원하던 지지자들은 결과 발표 직후 조용히 자리를 정리했다. 김동연 후보의 이니셜 'DY'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한 지지자는 고개를 떨군 채 현장을 떠났고, 김경수 후보 측 지지자들도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수락 연설에 나선 이 후보가 "3년 전 어느 날, 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건곤일척의 승부에서 우리가 패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라며 고개를 숙이자 객석 곳곳에서 "아닙니다", "아니야"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어 이 후보는 지지자들과 함께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자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를 살려내자 국민을 통합하고 세계로 나아가자. 패배를 딛고 반드시 승리하자 패배를 털고 반드시 승리하자"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구호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30분 넘게 이어진 연설에도 지지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휴대전화로 이 후보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이 후보는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70여 명의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이 후보의 퇴근길을 기다리며 문 앞을 지켰다.
강서구에서 온 이주은(40) 씨는 "될 줄은 알았지만, 확정되니 너무 기쁘다"며 "90%를 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세 후보가 네거티브 없이 정책으로 경쟁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잔칫상을 차려놓고 상다리 부러지게 먹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 대부분은 "예상한 결과"라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안산에서 온 성수제(40) 씨는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에 거주 중이라는 B(60) 씨는 "해외에서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훨씬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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