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 최종 경선행 티켓을 두고 후보자 간 수싸움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지, 또는 진영 논리에 기반한 선택을 할 것인가가 결선 진출자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대선 2차 경선 진출자 4명 중 결선에 진출할 2명을 발표한다. 27~28일 '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의 2차 컷오프를 통해 추려지는데,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엔 곧바로 최종 후보 확정이다.
'당심 반, 민심 반'이 반영된다고 하지만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되면서 아무래도 당원들의 의중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에 애초 윤심(윤석열 전 대통령 의중)을 투영할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었지만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경쟁해 볼 만한, 즉 '중도 확장성'을 가진 후보를 선택하는 전략적 판단 양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대표적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후보가 탄핵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나경원 의원을 꺾고 4강에 진출한 것부터다.
이는 여론조사의 수치로도 나타난다. 오랫동안 범보수 진영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김문수 후보의 상승세는 꺾인 반면 한동훈 후보의 지지율은 탄력을 받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4강 후보 중 한 후보 8%, 홍준표 후보 7%, 김 후보 6%, 안철수 후보 2% 순으로 집계됐다.
당 관계자는 "오히려 강성 지지층들 사이에서 '이재명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할 것"이라며 "후보에 대한 호불호 문제가 아니라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당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사과하는 등 정리된 입장이 나왔다. 이제 비상계엄의 위헌 여부, 대통령 배신 등은 주요 쟁점이 아니게 됐다"라며 "이제는 이재명이라는 막강한 상대를 누가 이길 수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단일화'도 또 다른 변수다. 국민의힘 내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애초 단일화에 긍정적이었던 김 후보에 이어 한·홍 후보가 가능성을 열어뒀고, 안 후보까지 수용 입장으로 바꿨다.
국민의힘 단일 후보로는 선두를 달리는 이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하에 보수 지지층은 단일화 가능성을 가장 크게 열어둔 후보 중심으로 뭉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한 대행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면 배신자 프레임에 더해 우리 편이 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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