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대선 무대 오른 이재명…남은 건 '리스크 관리'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4.28 00:00 / 수정: 2025.04.28 00:00
89.77% 민주당 역사상 최고 득표율로 후보 선출
"반드시 승리해 정권 탈환하겠다"
전문가들 "낮은 자세로 정책행보 집중해야"
이재명 경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최종 선출됐다. 89.77%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면서 대세론에 정점을 찍었다. /박헌우 기자
이재명 경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최종 선출됐다. 89.77%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면서 대세론에 정점을 찍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고양=김세정 기자] 이재명 경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최종 선출됐다. 89.77%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면서 대세론에 정점을 찍었다. 이 후보에게 본선은 또 다른 싸움이다. 외부의 경쟁을 넘어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 후 발표된 경선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종 89.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 6.87%, 김경수 후보 3.36% 순이었다. 충청, 영남, 호남과 수도권, 강원·제주를 거치며 90%를 넘나드는 득표율을 기록한 이 후보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재외국민선거인단을 합쳐 90.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89.21%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민주당 역사에 획을 그었다.

이날 결과는 2021년 20대 대선 경선 때의 아쉬움을 완전히 극복한 결과라는 평가다. 당시 이 후보는 50.29%로 과반을 간신히 넘기며 경쟁자였던 이낙연 후보(39.14%)를 제치고 후보로 확정됐다. 치열했던 두 사람의 경쟁은 대선 국면에서 적잖은 상처를 남겼고, 당내 결속에도 여전히 균열로 남아있다. 반면 이번 89.77%라는 기록을 통해 논란의 여지 없이 당을 완전히 장악한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우리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은 언제나 가장 현명하고 과감한 선택으로, 국가의 미래를 제시해 왔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이어 네 번째 민주정부를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헌우 기자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헌우 기자

이어 이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께서는 제게 압도적 정권 탈환을 통해 내란과 퇴행의 구시대를 청산하고, 국민주권과 희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라고 명령했다"며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저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해 주신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안전, 회복과 성장, 통합과 행복을 실현하라는 간절한 소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본선은 민주당 당원을 주요 대상으로 치렀던 경선과는 전혀 다른 무대다. 첫 관문은 자신의 리스크 관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의 라이벌은 이 후보 자신이고, 리스크 역시 이 후보 자신이다. 이제 자기관리만 잘하면 된다"며 "지금처럼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정책행보에 집중하고, 국민의힘의 비판에는 맞대응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후보는 경선 내내 직접 충돌을 최소화하며 거리두기 전략을 유지해 왔다. 본선에서도 이같은 '아웃복서' 스타일을 이어가며 불필요한 소모전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본적인 원칙은 지킨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차출론에 대해 이 후보는 "심판을 하고 계신 분이 끊임없이 선수로 뛰기 위해 기회를 노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국민이 갖고 있다"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명확한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헌재의 판결까지 무시하는 것은 헌법 파괴 행위고, 그 자체가 사실상 내란 행위"라며 "여전히 내란의 주요 종사자들이 중요한 직책을 가지고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경계심을 갖고 내란 극복,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 회복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선 내내 직접 충돌을 최소화하며 거리두기 전략을 유지해왔다. 본선에서도 이같은 아웃복서 스타일을 이어가며 불필요한 소모전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본적인 원칙은 지킨다는 방침이다. /박헌우 기자
이 후보는 경선 내내 직접 충돌을 최소화하며 거리두기 전략을 유지해왔다. 본선에서도 이같은 '아웃복서' 스타일을 이어가며 불필요한 소모전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본적인 원칙은 지킨다는 방침이다. /박헌우 기자

무당층과 중도층을 끌어안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서의 구체적 비전과 실행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비교적 지지세가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2030 남성층이나 영남권 공략도 숙제로 꼽힌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지만, 단순한 지역 감성에 기대기보다는 정책으로 신뢰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김동연·김경수 후보를 어떻게 포용하느냐도 시선이 집중되는 지점이다. 형식적 포용을 넘어 경선 승리의 기세를 본선 조직력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경선이었을 텐데 민주당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국민에게 민주당을 더 알리기 위해 희생해 주신 것 같다"며 두 후보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후보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과 비전 제시로 다른 본선 주자들과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실패 이후 쌓인 민심의 피로를 정확히 읽고, 새로운 국정 운영 철학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강점인 추진력과 결단력을 살리면서도,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즉흥성을 절제하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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