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충청·영남 이어 호남도 '싹쓸이'…누적 득표율 89.04%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4.26 19:25 / 수정: 2025.04.26 19:25
김동연·김경수와 격차 80%P 넘게 벌어져
수도권 경선 앞두고 본선행 사실상 확정
이재명 "호남인들, 더 큰 기대·책임감 부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충청과 영남에 이어 호남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었다. 누적 득표율만 89.04%다. 이 후보는 호남인들께서 더 큰 기대와 책임감을 부여해 주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윤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충청과 영남에 이어 호남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었다. 누적 득표율만 89.04%다. 이 후보는 "호남인들께서 더 큰 기대와 책임감을 부여해 주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광주=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충청과 영남에 이어 호남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었다. 누적 득표율만 89.04%. 남은 건 수도권·강원·제주 경선과 국민 여론조사뿐이다. 사실상 대선 본선행을 확정 지은 셈이다.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발표된 호남권 경선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88.6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 7.41%, 김경수 후보 3.90% 순이었다. 당은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호남권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경선 투표를 실시했다.

호남권 권리당원 37만1105명 중 19만888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17만6404명이 이 후보를 택해 권리당원 득표율은 88.70%를 기록했다. 대의원은 3036명 중 1924명이 투표에 참여해 1686명(87.63%)의 선택을 받았다.

이날 호남 경선 결과로 이 후보의 선두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충청권과 영남권 결과와 합산하면 경선 누적 득표율은 89.04%에 달한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6.54%, 4.42%를 각각 기록했다. 2위 김동연 후보와의 격차는 82.5%P고, 김경수 후보와는 84.62%P가 차이 난다. 특히 당심이 강하게 반영되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후보는 89.11%를 기록하면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이 후보가 호남에서까지 이처럼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은 단순한 세 과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정권교체를 이끌 적임자로서의 상징성을 확인받았고, 본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장윤석 기자
이 후보가 호남에서까지 이처럼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은 단순한 세 과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정권교체를 이끌 적임자'로서의 상징성을 확인받았고, 본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장윤석 기자

이 후보가 호남에서까지 이처럼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은 단순한 세 과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정권교체를 이끌 적임자'로서의 상징성을 확인받았고, 본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현재 매우 바쁘고,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호남인들께서 더 큰 기대와 책임을 부여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호남의 경선 투표율이 낮다는 지적에는 "권리당원 숫자가 많아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면서도 "당원 수, 투표자 수는 더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 점을 살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반전의 실마리를 만들지 못한 김동연 후보는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아지는 것은 민주당으로 봐서도 건강하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동연 후보는 "이는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를 위해서도 경고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경선룰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망하지 않고 내일 수도권 경선에서 최선 다하겠다"며 "또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있어서 끝까지 최선 다해 좋은 결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영남권보다 다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는 "비록 처음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있었다"면서도 "경선 치르는 과정에서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네거티브 없는, 그리고 대선에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그런 경선으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반전의 실마리를 만들지 못한 김동연 후보는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아지는 것은 민주당으로 봐서도 건강하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윤석 기자
반면 반전의 실마리를 만들지 못한 김동연 후보는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아지는 것은 민주당으로 봐서도 건강하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윤석 기자

호남 결과를 바탕으로 이 후보는 본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정치적 기반이자 권리당원과 대의원 수가 많은 수도권 경선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지금의 추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50% 비중으로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 역시 변수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역선택 방지 조항에 따라 조사 대상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김동연·김경수 후보가 의미 있는 반등을 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정견발표에서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라며 "파괴된 민생과 민주주의를 살리고 위협받는 평화를 회복시키고, 멈춰버린 경제를 살리는 중대사 중의 중대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호남이 이재명을 선택해서 네 번째 민주정부를 한번 만들어 주시겠는가"고 했다.

'호남의 사위'라는 점을 내세운 김경수 후보는 "법 전문에 새겨진 광주 정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도 굳건히 지켜 줄 것"이라며 5.18 광주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제안했다. 또 그는 "호남이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하는 꿈, 호남이 국가 발전까지 이끄는 꿈 이뤄질 수 있지 않겠나"라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평생의 꿈이었던 지역주의 극복을 저 김경수가 메가시티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영남권보다 다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는 비록 처음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있었다면서도 경선 치르는 과정에서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네거티브 없는, 그리고 대선에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그런 경선으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장윤석 기자
영남권보다 다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는 "비록 처음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있었다"면서도 "경선 치르는 과정에서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네거티브 없는, 그리고 대선에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그런 경선으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장윤석 기자

김동연 후보는 '하나의 민주당'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 내부의 민주주의부터 다시 더 크게, 더 깊게 만들어가자고 호소드린다"며 "오늘 이 순간부터 친명이니 비명이니 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동연"이라며 "모든 당원의 민주당, 모든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묵직한 말을 남겼다.

당은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 이어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최종 결과를 공개한다.


sejungki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