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8명에서 4명으로 압축됐다. 2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후보가 결선행 티켓을 두고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경선 구도가 재편되면서 누가 정권 연장이라는 보수 정당의 최대 과제를 완수할 후보로 선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오후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국민 여론조사를 100% 반영해 상위 4명의 후보를 추린 것이다.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2차 경선 무대에 올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순위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나경원·양향자·유정복·이철우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차 경선 최대 관전 포인트는 4위 다툼이었다. 정치권에서 김문수·홍준표·한동훈 후보가 2차 경선 진출이 유력할 것으로 점치면서 나머지 한자리를 두고 안 후보와 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경선 룰에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 포함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있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안 후보가 불리할 거라는 관측은 빗나갔다.
이제 국민의힘 경선 구도는 '반탄파' 2명(김문수·홍준표)과 '찬탄파' 2명(안철수·한동훈)으로 재편되면서 진영 간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청산 여부를 두고 다른 시각을 보였던 만큼 김·홍 후보와 안·한 후보의 공방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2차 경선은 50%의 당원투표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반탄' 후보들의 입김이 더 세질 공산이 크다.

시선은 누가 결선에 진출하느냐에 쏠린다. 오는 29일 최종 경선 진출자가 2명으로 좁혀진다. 1명의 후보가 50%가 넘는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면 양자 대결 없이 바로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데, 4강 대진표상 현실적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반탄파와 찬탄파 진영에서 각 한 명씩 결선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차 경선에 나선 반탄 주자들 가운데 누가 나경원 의원으로 향했던 표심을 더 많이 선점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 후보와 홍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낙마한 나 의원이 경선 레이스를 관망하면서 중립적인 자세를 보일지, 어느 특정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지지를 선언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두 후보가 나 의원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면서 중도 확장의 적임자라고 자임하는 안 후보와 한 후보도 표가 분산될 거라는 분석이 많다. 당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찬탄 주자가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세가 약하다고 평가받는 두 후보가 당원과 민심의 표를 나누게 된다면 김·홍 후보보다 불리한 지형에 설 수밖에 없다는 점은 악재다.
한 대행의 대선 출마는 최대 변수다.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강조하는 김 후보는 한 대행이 출마할 경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단일화에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이다. 오히려 한 대행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향후 연대나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경선에 집중할 때라는 게 캠프 측의 공통된 견해다.
한 대행의 출마가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지 국정 컨트롤타워이자 대선을 관리해야 할 책임자가 대선판에 뛰어들면 민심의 역풍이 불 것"이라며 "특히 중도층에서 한 대행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아 결국 국민의힘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