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洪캠프, 대구시장 경선 때 불법 입수한 당원 명부 활용"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4.21 14:43 / 수정: 2025.04.21 14:43
대구지역 국힘 당원 유출 정황
'번호 섞기'로 여론조사…경선 승리
홍 측 "수사로 밝혀질 일" 반박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홍준표 캠프 불법 확인 및 검찰 봐주기 수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홍준표 캠프 불법 확인 및 검찰 봐주기 수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홍준표 후보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 당시 당원 명부를 입수해 경선 전략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됐다. 홍 후보 측은 "의혹이 있다면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며 '제2의 병풍조작사건'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등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2년 3월 대선 직후 국민의힘 대구시 당원명부가 홍준표 대구시장 캠프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회견에는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장과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가 참석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유출된 명부는 두 종류다. 하나는 2022년 3월 10일 작성된 '대구당원'이라는 엑셀 파일로 대구시 국민의힘 책임당원 2만9000여명의 전화번호, 주소, 생년월일 등이 담겨 있다. '대구명단' 파일은 2022년 3월 23일 생성된 것으로 일반당원 등 4만4000여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있었다.

민주당은 유출된 두 개 파일의 최종 수정자가 동일하다고 확인했다. 홍준표 캠프가 명부를 불법 입수했고, 미래한국연구소에 다시 이를 유출해 '번호 섞기' 방식의 불법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당은 파악했다.

번호 섞기는 무작위 생성(RDD) 전화번호에 당원 전화번호를 섞어 조사하는 방식으로 당원들의 지지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됐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당심에 좌우되는 경선에서 당원들의 지지성향을 파악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당시 대구시장 경선은 홍준표·김재원·유영하의 3강 구도 박빙 판세였으나 홍 후보가 최종 승리했다. 홍 후보는 당시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통해 "이번에는 당원 투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지지성향 파악 규모가 당원의 5분의 1 수준이고 여론조사 응답 의향이 있는 거의 모든 당원이기 때문에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2021년 대선 경선에서 당원 지지 열세로 패배한 홍준표 캠프는 당원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비상한 대책의 필요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캠프는 번호 섞기 수법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의 로우데이터와 당원 지지성향 파악 자료를 요구했고, 미래한국연구소는 여러 차례 명부로 만들어 USB에 담아 넘겼다"라고 밝혔다.

대구시장 경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홍 후보 측이 미래한국연구소에 지급한 비용은 3700만원 정도로 파악됐다. 민주당은 입금자들도 홍 후보와 관련된 인사들이었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 후보가 2020년 총선 대구 수성을 경선 때도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성향과 전화번호를 제공받은 정황이 있다고 의심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 대선 경선 캠프는 민주당 감독, 강혜경 주연 제2의 병풍조작사건 개봉박두라며 민주당은 홍준표가 그렇게 두려운가라고 반문했다. /박헌우 기자
이에 대해 홍 후보 대선 경선 캠프는 "민주당 감독, 강혜경 주연 '제2의 병풍조작사건' 개봉박두"라며 "민주당은 홍준표가 그렇게 두려운가"라고 반문했다. /박헌우 기자

민주당은 "김태열 소장의 주장, 홍준표 최측근을 포함한 캠프 관련자들이 불법 여론조사 과정에 개입한 사실 등을 종합할 때 홍준표 본인이 무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경선의 수혜를 입어놓고 본인은 몰랐다는 변명으로 당당해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 대선 경선 캠프는 "민주당 감독, 강혜경 주연 '제2의 병풍조작사건' 개봉박두"라며 "민주당은 홍준표가 그렇게 두려운가"라고 반문했다.

캠프는 "민주당은 강혜경, 김태열에게 공익 제보자라는 꽃가마를 태워 국회 안방까지 불러들여 거짓공작의 굿판을 벌였다"며 "황금폰도,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이미 수사당국이 다 확보하지 않았는가. 의혹이 있다면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법률위원회에서 홍 후보를 정치자금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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