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굳히기 들어간 이재명…영남서도 90.81% 압승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4.20 19:02 / 수정: 2025.04.20 19:35
20일 영남권 경선 결과 발표
이재명, 충청·영남 누적 89.56%
김동연 5.27%, 김경수 5.17%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A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A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울산=김세정 기자] 영남에서도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의 바람은 굳건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충청에 이어 영남에서도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당원들께서 제게 많은 기대를 한다는 의미"라며 "저로서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20일 울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영남권 합동연설회 종료 후 집계가 완료된 영남권 경선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90.8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경수 후보는 5.93%, 김동연 후보는 3.26%로 집계됐다. 당은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영남권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경선 투표를 실시했다.

영남권 권리당원 10만299명 중 7만106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6만4737명이 이 후보를 선택했다. 이 후보의 권리당원 득표율은 91.10%다. 이어 김경수 후보는 5.66%(4020명), 김동연 후보는 3.25%(2308명)를 각각 기록했다. 대의원은 3053명 중 2190명이 투표에 참여해 1789명이 이 후보를 택했다. 득표율은 81.69%다. 김경수 후보 14.66%(321명), 김동연 후보 3.65%(80명) 순이었다.

이 후보의 '극강' 양상이 뚜렷하다. 전날 열린 충청권 결과와 합산하면 이 후보의 경선 누적 득표율은 무려 89.56%에 달한다. 김동연 후보(5.27%)와 격차는 84.29%포인트, 김경수 후보(5.17%)와는 84.39%포인트다.

전날 열린 충청권 결과와 합산하면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9.56%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가 각각 5.27%와 5.17%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뉴시스
전날 열린 충청권 결과와 합산하면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9.56%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가 각각 5.27%와 5.17%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뉴시스

이번 영남권 투표 결과는 충청권에 이어 어대명 구도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50% 비중으로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가 아직 남아 있지만, 당원 투표에서 누적 90%에 가까운 지지를 얻은 이 후보는 사실상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김경수 후보가 홈그라운드의 대의원 투표에서 비교적 선전했지만 판세에 영향을 미치기엔 역부족이었다. 김동연 후보도 개헌 이슈와 함께 경제 전문가 면모를 강조했지만 당원 투표에선 한계를 드러냈다. 권리당원과 대의원 수가 많은 수도권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한 만큼, 이러한 흐름은 경선 후반부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민주당 당원들 절반의 의사가 표명됐다"며 "아직 절반 이상이 남아있고, 민주당을 지지하고 기대하는 국민 의견도 남아있기 때문에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일단 이번 경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영남권 대의원 투표에서 14.66%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는 "영남은 어려운 동토의 땅이고 눈물의 땅"이라며 "어려움과 눈물을 딛고 이번 대선에서도 영남을 기점으로 반드시 압도적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고, 국민에게 민주당이 다음 정권을 확실히 성공시킬 수 있는 정당이란 점을 확실히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영남권 대의원 투표에서 14.66%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는 영남은 어려운 동토의 땅이고 눈물의 땅이라며 어려움과 눈물을 딛고 이번 대선에서도 영남을 기점으로 반드시 압도적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뉴시스
영남권 대의원 투표에서 14.66%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는 "영남은 어려운 동토의 땅이고 눈물의 땅"이라며 "어려움과 눈물을 딛고 이번 대선에서도 영남을 기점으로 반드시 압도적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뉴시스

충청권보다 다소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김동연 후보는 "착한 2등을 하러 나오진 않았다.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제가 가장 적임자란 것에는 지금도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견 발표에서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인 점을 강조하며 자신을 '영남의 큰아들'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당시 압도적 과반 승리가 발표되는 순간에도 환호할 수 없었다"며 "패배를 각오한 출전이었을지라도 외로움과 아쉬움을 삼켰을 영남의 동지들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꿈인 균형발전을 토대로 김경수 후보의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실행하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등도 약속했다.

'친노·친문계'의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후보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영남권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부산 공터 연설을 기억하는가. 노 전 대통령이 보았던 그 공터와 벽을 우리 영남 당원들은 늘 마주한다"며 "그래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희망 하나로 묵묵히 버텨왔다. 그것이 노무현의 마음이고, 저의 마음이고, 영남권 당원동지의 마음"이라고 평가했다.

충청권보다 다소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김동연 후보는 착한 2등을 하러 나오진 않았다.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제가 가장 적임자란 것에는 지금도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뉴시스
충청권보다 다소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김동연 후보는 "착한 2등을 하러 나오진 않았다.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제가 가장 적임자란 것에는 지금도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뉴시스

김경수 후보는 "노무현의 꿈, 국가균형발전을 김경수의 꿈인 메가시티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완성하겠다"라고 강조하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부산 이전 등도 약속했다.

첫 주자로 나섰던 김동연 후보는 "노무현의 계승자가 되고 싶다"며 "노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복지국가·국가균형발전의 꿈을 이룰 자신이 있다"라고 밝혔다. 참여정부 당시 국가발전전략 '비전2030'을 추진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김동연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개헌을 통해 임기를 단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저부터 권한을 내려놓고 기득권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개헌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겠다.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고, 모든 책무를 마치고 표표히 물러나겠다"라고 강조했다.

당은 26~27일엔 호남권(김대중컨벤션센터), 수도권·강원·제주(킨텍스)의 결과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나머지 50% 비중으로 반영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27일 발표될 전망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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