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수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사실상 반탄(탄핵 반대)파 후보들을 직격했다. 반탄파들은 한 후보를 향해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경선 B조(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이번 선거는 계엄으로 인해서 하게 된 선거다. 불편하지만 국민이 우리에게 계엄에 관한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비상계엄에 반대하지만 (대통령을) 탄핵할 정도는 아닌 경미한 과오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계시는 것으로 안다. 국민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넓은 의미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을 향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앞서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한밤중의 해프닝'이라고 밝혔던 홍준표 후보는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권을 행사해 2시간도 안 됐을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는 이야기였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진하야하라고 말한 건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나 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철우 후보는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이 난 지금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생각하시는가'라는 한 후보의 질의에 "탄핵 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라며 "108명 국회의원을 준 것은 탄핵하지 마라(는 거였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우리 당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선 나경원 후보는 "왜 대선 경선을 하는데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가"라며 "한 후보가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당시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면서 사실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하는 데 가장 앞장섰다"라며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