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려야 뗄 수 없는…與 대권 주자 따라붙는 '꼬리표'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4.21 00:00 / 수정: 2025.04.21 00:00
金 '관등성명', 洪 '홍카콜라', 韓 '배신자' 등
긍정·부정 의미 별명 다양…'프레임' 측면도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경선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양향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경선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양향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정치인은 '별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모든 정치인이 별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국민적 인지도가 있는 정치인에게만 별명이 수식어처럼 붙는다.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강골 검사' '윤두창',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달빛' '문재앙'이라는 별명을 가진 것처럼 긍정과 부정의 의미에 따라 다양한 별명이 생기기도 한다. 본격적인 대선 경선 레이스를 벌이는 여권 유력 후보들은 어떤 별명을 가졌을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때 '면도날'이라는 별명의 주인공이었다.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그는 1990년 민중당을 만들고 진보적 노선을 걷다, 4년 뒤 돌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이며 민주자유당에 입당했다. 운동권 동지들과 관계는 틀어졌다. 그는 15대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하며 출세 가도를 달렸다.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력과 보수당으로 합류한 것을 빗대 '면도날'과 '변절자'로 동시에 불렸다.

김문수, 하면 빠지지 않는 게 바로 '관등성명'이다. 김 전 장관은 2011년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응급환자 이송체계 등을 문의하고자 119상황실에 전화해 용건을 밝히지 않으며 여러 차례 "나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전화를 받은 근무자가 자기 이름을 잘 알아듣지 못하자 계속 관등성명을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았다. 소위 '갑질' 논란이 커지자 그는 "경솔했다"라며 사과했다. 이후 해당 소방관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오래 정치 생활을 해온 만큼 '모래시계 검사' '호남의 사위' '홍발정' 등 많은 별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홍 전 시장이 거침없는 직설 화법을 구사해 붙여진 별명이다. 6·3 대선에 출마한 이후에도 여전한 모습이다. 그는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두고 "양아치"라고 비난했다. '홍트럼프'라는 평도 있다.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렸다. 경선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얼굴 사진을 붙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렸다. 경선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얼굴 사진을 붙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023년 12월 정계에 입문한 한동훈 전 대표는 '배신자'라고 비난받는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던 영향이 크다. 그렇기에 '배신자'는 별명보다는 일종의 프레임이나 주홍글씨에 가깝다. 그는 지난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별명이 없는 건 아니다. 한 전 대표가 가발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심 탓에 '한뚜껑' '한가발'이라는 표현이 온라인상에서 별명처럼 쓰인다.

5선 중진의 나경원 의원에게는 '나베'라는 수식어가 달린다. 나베는 나 의원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합성해 온라인상에서 비하적 표현으로 쓰인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의원이 대선 캠프에 극우 인사를 영입했다면서 "그동안 '나경원 베스트'의 준말인 줄 알았던 나 의원의 별명 '나베', 사실은 '나경원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준말이 아닌가 싶다"라고 비판했다.

반대로 나 의원은 지난 13일 "북한과 반국가세력들에게 저는 정치적으로 최우선 제거 대상"이라며 "그들은 북한 지령문을 통해 저게 '토착왜구', '나아베'와 같은 친일 이미지를 덧씌우라고 지시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2019년 패스트트랙 지정 건으로 여야가 충돌했을 당시 나 의원은 일명 '빠루(쇠지렛대)'를 들어 화제를 모았다. 민주당은 이따금 나 의원을 비방할 때 '빠루 여전사'라고 한다. 그러나 '빠루'는 민주당 것이며 정략적 프레임이라고 나 의원은 반박한다.

4선의 안철수 의원에게는 '간철수'라는 별명이 있다. 간철수는 간잽이와 안철수를 합친 것이다. 간을 본다는 부정적 의미로, 중대 현안에 대해 자기 의사를 명료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이리저리 저울질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담겨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합성된 '안파고'라는 별명도 있다. 과거 IT 기업인 출신 안 의원이 4차 산업혁명의 적임자라며 손학규 전 대표가 붙여준 것이다. 안 의원은 당내 인공지능(AI)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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