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첫 토론…이재명 vs 김동연, '개헌·정체성·증세' 신경전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4.18 22:54 / 수정: 2025.04.18 23:04
정치·경제, 외교안보, 사회 분야 토론
김동연 "개헌 노력 안 보여"…이재명 "대통령 못 돼서"
내란세력 단죄·추경 공감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김동연 후보가 개헌, 정당 정체성, 증세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김동연 후보가 개헌, 정당 정체성, 증세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김동연 후보가 개헌, 정당 정체성, 증세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대통령실 세종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추진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김경수·김동연 후보는 18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첫 TV토론회 참석해 정치·경제, 외교·안보, 사회 등 세 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가장 먼저 불붙은 쟁점은 개헌 문제였다.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3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이 후보와 연대하면서 민주 세력의 정권 연장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때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대한 합의를 보았고, 5개 중 첫 번째가 개헌이었다. 권력구조 개편으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고 임기단축을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대표로 두 번 연임하면서도 이와 같은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왜 그러셨나"라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분권형 개헌은 지금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하고 싶었는데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개헌을 할 수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선거법 개정의 경우 "여당의 반대가 심했다"라고 했다.

가장 먼저 불붙은 쟁점은 개헌 문제였다. 김동연 후보는 (개헌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대표로 두 번 연임하면서도 이와 같은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왜 그러셨나라고 물었다. /국회사진취재단
가장 먼저 불붙은 쟁점은 개헌 문제였다. 김동연 후보는 "(개헌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대표로 두 번 연임하면서도 이와 같은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왜 그러셨나"라고 물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김동연 후보는 "당선이 안 됐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말에는 공감하기 어렵다"며 "당선이 됐든 안됐든 각자의 위치에서 분권형 대통령제와 정치개혁에 대해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정당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잠깐 논쟁이 있었는데 저는 민주당이 실제 중도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원래는 중도에서 약간 진보 쪽에 가깝지만 지금은 경제 상황도 어렵고, 보수 진영이 보수의 역할을 완전히 팽개쳤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민주당이) 중도 개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에 공감했지만, 김동연 후보는 선을 그었다. 김동연 후보는 "지금 민주당의 정체성은 원래 갖고 있던 공정, 평등, 또는 사람 사는 세상의 가치가 본질"이라며 "이 후보가 말하는 실용적인 것들은 시장에서 생기는 실패를 시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고려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진보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증세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상태로는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정부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증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당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잠깐 논쟁이 있었는데 저는 민주당이 실제 중도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정당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잠깐 논쟁이 있었는데 저는 민주당이 실제 중도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동연 후보는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감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증세까지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세 얘기를 하면서 많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건 정직하지 못하다"며 "국민에게 신뢰를 못 주는 것에서 나아가 국민을 기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대한민국이 처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 재정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국민이 정부의 세정과 재정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감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다만 세 후보는 대규모 추경 편성에는 동의했다.

대통령실 이전 문제를 두고는 세 후보 모두 세종 이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시기와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김경수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로 쓸 수 없다. 단 하루도 써선 안 된다"며 청와대 복귀 또는 정부서울청사를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보안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책이 있어야 하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세종에 집무실이 준비된 것이 아니어서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히 보수해서 다시 들어가는 게 제일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논쟁이기도 하고, 개헌 문제도 있어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세종으로 완전히 옮기게 된다면 거기가 최종 종착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김동연 후보는 "대통령 취임하면 바로 다음 날부터 세종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종에는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무회의실이 있다. 대통령 조직 슬림화가 함께 이뤄진다면 다음 날 세종으로 이전해 집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계엄 요건 강화와 내란 세력 단죄에는 세 후보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경수 후보는 민주주의 회복과 헌정질서 복원의 첫 번째 과제는 내란 세력의 단죄라고 꼬집었다. /국회사진취재단
계엄 요건 강화와 내란 세력 단죄에는 세 후보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경수 후보는 "민주주의 회복과 헌정질서 복원의 첫 번째 과제는 내란 세력의 단죄"라고 꼬집었다. /국회사진취재단

계엄 요건 강화와 내란 세력 단죄에는 세 후보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경수 후보는 "민주주의 회복과 헌정질서 복원의 첫 번째 과제는 내란 세력의 단죄"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그 진상에 따른 철저한 책임, 그리고 국민의 뜻이 존중되는 확실한 예방 대책으로서의 법률 개정 등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불법 내란을 일으킨 사람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통해 (계엄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토론 후 이재명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오랜만에 하는 토론이어서 많이 긴장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제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을 최선을 다해 잘 설명해 드리려 노력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수 후보는 "정책과 비전에서 잘 준비했던 토론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첫 출발로서 괜찮은 토론회였다"라고 평가했다. 김동연 후보는 "건전한 정책 내용으로 토론하고, 이견 있는 부분은 확인하면서 정권교체의 틀을 만드는 좋은 초석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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