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재판관 지명' 제동…흔들리는 '한덕수 차출론'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4.19 00:00 / 수정: 2025.04.19 00:00
웃음·울분 뒤섞인 사회대개혁 토론장
與 유력 주자들, 연일 이재명 '맹비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차출론 배경이 됐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8일 만에 헌법재판소에 가로막혔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한 권한대행의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6%로 나타났다. /임영무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차출론' 배경이 됐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8일 만에 헌법재판소에 가로막혔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한 권한대행의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6%로 나타났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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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달콤했던 8일간의 꿈'…韓, 대선 승부수가 자충수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지명이 헌법재판소에 가로막혔다지?

-응.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 셈인데,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 이후 헌재는 지난 16일 한 권한대행의 지명 행위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어.

-그러다보니 그의 '대선 차출론'도 적잖은 타격을 받는 모양새야. 차출론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직후 불거졌거든. 공교롭게도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선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이즈음 나왔어. 이어 한 권한대행은 대선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영호남을 번갈아 찾는 등 의심받을 만한 행보를 멈추지 않았지.

한 권한대행은 지난 14~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한 채 광주 기아차 공장과 울산 조선업체를 찾았다. 진보·보수세가 두드러진 지역을 차례로 방문한 만큼 대권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모두 무색해진 셈이다. /임영무 기자
한 권한대행은 지난 14~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한 채 광주 기아차 공장과 울산 조선업체를 찾았다. 진보·보수세가 두드러진 지역을 차례로 방문한 만큼 대권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모두 무색해진 셈이다. /임영무 기자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높아졌다고?

-응.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응답자 66%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어(지난 14~16일 만 18세 이상 1001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헌재 판결과 더불어 한 권한대행이 '후보자 발표만 했을 뿐 지명이나 임명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한 점도 부메랑으로 작용한 듯해.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도 한 권한대행에 대한 불출마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지. 한동훈 후보는 "무임승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홍준표 후보는 "탄핵 대선에 탄핵 정권 총리가 나오면 국민이 납득하겠는가"라고 쏘아붙였어. 안철수·나경원 후보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지. 돌이켜보면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승부수는 8일 만에 자충수로 일단락됐다는 평가야.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8개 정당·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 공동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는 모습. /서다빈 기자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8개 정당·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 공동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는 모습. /서다빈 기자

◆"쇼하는 겁니까?"…웃음과 울분 뒤섞인 사회대개혁 토론장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광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외쳤던 정당들과 시민단체가 국회에서 만났다며?

-맞아. 17일 국회에서 8개 정당과 시민들이 모여 사회대개혁 토론회를 열었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과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한자리에 모였지.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축사를 대독한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광장에서 뵙다 여기서 뵈니 반갑다"며 "광장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어.

-훈훈하다. 토론회 분위기는 어땠어?

-토론회는 정치, 경제·민생, 사회, 종합토론 차례로 진행됐는데 제일 핫(?)했던 건 단연 정치 부문이었어. 결선투표제 도입, 검찰 수사권의 단계적 폐지,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 자치권 확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어. 발제자도 많고 토론자도 많다 보니 시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했지. 좌장을 맡은 윤복남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핸드폰 타이머를 켜놓고 발언 시간을 쟀어. 김현정 민주당 의원이 이야기하던 중 타이머가 울리자 "(상임위) 현안질의 때보다 더 엄격하게 하시네요"라며 웃더라고.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4분 59였습니다"라며 스스로 시간을 체크했지.

윤석열 대통령 석방 닷새째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석열 대통령 석방 닷새째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토론회 종반부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윤 좌장이 점심시간이 다가와 토론회를 정회했어. 그러자 방청석에 있던 한 시민이 손을 들더니 일어나 소리쳤어. "국회에서 (토론회를) 하는 게 시민 이야기 들으려고 하는 거 아니냐. 왜 시민들 말은 안 듣냐. 쇼하는 거냐"라고. 그러자 윤 좌장이 "여러분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점심시간을 침해할 수 없다"며 난감해하더라. 그 시민은 "점심시간이 중요한가. 토론회가 중요하다. 밥 한 끼 굶어도 된다"고 맞받아쳤어.

-또 대선 국면이다 보니까 민주당 대표 토론자로 나온 김 의원이 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거든. 그걸 윤 좌장이 콕 집어 지적했어. 그는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함부로 공약할 수없는 여러 가지 사정들은 넘겨짚을 수 있겠다"면서도 "노력이나 태도도 없이 대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염려된다. 그냥 '다양한 이야기를 잘 듣겠다'는 말만으론 너무 추상적"이라고 지적했지.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유정복·홍준표·김문수·안철수·양항자·나경원·이철우·한동훈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유정복·홍준표·김문수·안철수·양항자·나경원·이철우·한동훈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기승전 이재명…식상해지는 비난전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가 정해졌어.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가 1차 경선에 진출했어.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1차 경선 통과자를 발표할 계획이야. 8명 중 4명만 2차 경선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앞으로 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야.

-맞아. 8명의 후보가 차기 대권의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아직 경선이 과열된 분위기까지는 아니야.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지. 하지만 일부 유력 주자들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선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비난이야?

-국민의힘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비전대회'를 열었어. 이번 행사는 말 그대로 국정 청사진을 제시하는 행사야. 의미 있는 자리에서 어김없이 이 후보를 비난하는 발언들이 나오더라. "부패한 정치인이 나라를 망친다"(김 후보), "반칙과 불공정이 판치는 나라가 바로 이재명의 나라"(홍 후보), "범죄혐의자를 제압할 수 있는 깨끗한 안철수"(안 후보), "괴물정권 탄생 막아야"(한 후보) 등이야.

-사실 유력 후보들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이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어. 갈수록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이 식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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