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선 비전대회 키워드는 '반이재명'…"대항마, 오직 나"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4.18 18:48 / 수정: 2025.04.18 21:04
비전보단 '이재명 때리기'…공포 마케팅까지
당 지도부도 "李 비판, 단순 네거티브 아냐"
19·20일 '청년미래·사회통합' 주제토론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후보들이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후보들이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강서=김수민 기자] 대선 경선 후보 저마다의 집권 청사진을 보여줘야 할 국민의힘 비전대회가 '이재명 비판대회'로 전락했다. 후보들은 일제히 자신이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18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대한민국의 도약과 미래'라는 주제로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를 열었다. 후보자의 정견 등 주요 정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유정복·홍준표·김문수·안철수·양향자·나경원·이철우·한동훈 후보(추첨 순)는 차례로 나와 30초 분량의 홍보영상을 포함해 10분 동안 발표를 했다.

당 지도부는 후보들의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반이재명'이란 대선의 목표를 확실히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겨냥해 "감옥 가지 않는 게 목표인 후보가 있다. 자신의 죄 덮기 위해 국회 망가뜨리고 정부 마비시키고 사법까지 혼돈에 빠트렸다"라며 "국민을 편 가르고 온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저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미래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라며 "우리 국민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재명과 이재명 세력에 대한 비판은 단순히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 아시다시피 지난 3년간 민주당의 이재명 세력은 의회 다수당의 권력 동원해 입법권을 남용했고 사법부를 겁박했으며 행정부를 마비시켰다"라며 "이재명 세력에 대한 비판은 나라를 어지럽힌 죄를 묻는 것이다. 이재명이란 이름은 국정마비, 의회독재라는 이름과 동의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언급하며 "우리의 프레임과 언어, 비전을 앞세워서 당당하게 나아가야 한다"라며 "그동안 아까운 시간에 타당과 타당 후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제는 국민이 우리 후보에 주목할 수 있도록 우리 당 후보에 대해 집중해 모두 이야기하자"고 당부했다.

황 위원장은 "경선 과정이 숨 가쁘게 진행돼 후보들의 정견을 발표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급하게 정견발표 시간을 만들었으니 모두 이 시간을 활용해 국민들이 귀 기울일 수 있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양항자 전 의원,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양항자 전 의원,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황 위원장의 제안이 무색하게 국민의힘 후보들은 너도나도 '이재명 때리기'를 빼놓지 않았다. 동시에 자신이 이 대표에 맞설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며 그와 차별화하는 데 몰두했다.

유정복 후보는 '윤보명퇴(윤석열은 보내드리고 이재명은 퇴출시켜야)' 키워드와 함께 "이번 대선은 이재명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후보는 "이재명과 완벽하게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나"라며 "도덕성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은 사실상 많은 의혹을 가질 뿐 아니라 재판을 받고 있다. 범죄와 각종 미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유정복이다"라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홍준표와 이재명의 나라를 대비시켜 과연 국민들이 어느 나라를 선택할 것인지 물어보고자 한다"라며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 구도를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패륜·비양심·부패로 얼룩진 나라, 전과자의 나라가 만들어져서야 되겠나. 중범죄자가 다스리는 나라를 만들어서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등장 이전 범보수 진영 지지율 1위를 오래 지켜오던 김문수 후보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 후보는 "저는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다"라며 "부패한 정치인이 나라를 망친다. 정직한 사람 저 김문수만이 이재명의 거짓과 부패를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에 대한 공포마케팅을 적극 부각한 주자들도 있었다. 안철수 후보는 정책 비전 발표를 하기도 전 이 후보를 겨냥해 "지금까지의 정책을 보면 대통령이 된다면 무책임한 퍼주기를 남발해서 나라 살림을 거덜 낼 것"이라며 "과도한 입법 권력과 행정 권력까지 가지게 된다면 피비랜내 나는 정치보복이 판치는 전체주의 체제, 독재 체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재명을 뽑자니 공포의 일당 독재가 걱정되고 국민의힘을 뽑자니 또다시 국정 마비가 걱정되는 것 아니겠나"라며 "민주당과 싸워본 사람이 누구인가. 저 나경원이 5선 압도적인 정치력으로 민주당과 싸울 건 싸우고 받을 건 받아내겠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도"결정적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 괴물 정권이 탄생해 우리의 성취를 무너뜨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며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보다 먼저 국회로 향하고 가장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9~20일 두 조로 나뉘어 후보 토론회를 연다. A조(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는 19일 '청년미래'를, B조(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는 20일 '사회통합'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22일 저녁엔 4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는 1차 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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