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 통상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의원은 1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 권한대행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섣부른 통상외교는 국익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대선을 앞두고 주변의 기대나 압박에 떠밀려 성급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없는지 신중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전에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우리는 대통령 없이 1번의 빅딜 기회를 넘기게 되는 것"이라며 "대행 체제에서 중대 협상의 기회를 소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산업 협력, 방위비 분담금 등 모든 것을 한 테이블에 올리는 '패키지 딜'로 안보와 경제를 넘나들며 상대국의 약점을 파고드는 방식의 거래를 할 것"이라며 "협상 타결을 서두르다가는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미국의 압박 속에서 졸속 합의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과 미국 간 협상은 대부분 국회 비준 동의 또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수십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경제성과 장기적 에너지전략을 종합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 안보통상 협상 유예기간을 더 늘려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을 끌고 와야 한다"며 "범정부 실무선에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협상에 임하되, 최종적인 담판과 결정은 우리 국익에 가장 유리한 타이밍에 해야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선 협상자라고 하지만 자칫 섣부르게 대응했다가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른 국가와 협상과 한미 각국의 정세를 면밀히 살피며 윈윈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경제와 안보 이슈를 분리하는 등 실리적 접근으로 시간을 벌며 국익을 극대화할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14일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한 자리에서 "양국 간에 일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우호적인 모멘텀이 형성됐다"며 "필요한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서 해결점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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